연극과 오페라의 결합 매끄러운 연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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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오페라단이 10년 만에 무대에 올린 '파우스트'는 인간 욕망의 덧없음을 전달하며 다양한 시각 요소와 함께 펼쳐졌다.

주연 정동환은 한국어 대사로 파우스트의 내면적 갈등을 표현하며, 언어 장벽에도 불구하고 관객들과의 소통을 꾀했다.

메피스토펠레스 역의 사무엘 윤은 노련한 연기로 중심을 잡았고, 이번 프로덕션은 예술적인 통합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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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오페라단 '파우스트'
배우 정동환, 작품 의미 전달
사무엘윤 절창, 극 중심 잡아

노년의 파우스트(정동환·오른쪽)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사무엘 윤). 서울시오페라단

노년의 파우스트(정동환·오른쪽)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사무엘 윤).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오페라단이 10년 만에 무대에 올린 '파우스트'는 인간 욕망의 덧없음을 그린 원작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독일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평생에 걸쳐 집필했다는 장편 희곡, 여기에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가 노래를 입힌 오페라를 무용, 조명 등 다양한 시각 요소와 함께 펼쳐보였다.

지난 10~14일 서울 세종문회회관 대극장에서 엄숙정 연출, 이든 지휘로 선보인 이번 프로덕션은 극 내내 피라미드 혹은 모래시계 형상의 글자 탑이 무대 한가운데를 차지하도록 꾸며졌다. 파우스트 박사가 평생을 바쳐 연구한 진리, 죽음과 공허함 등을 은유하는 형상이었다.

극의 메시지는 1막 노년의 파우스트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만남에서 바로 드러난다. 특히 노년의 파우스트를 오페라 가수가 아닌 데뷔 57년 차 배우 정동환이 맡아 이목을 끌었다. 파우스트가 학문 연구에 회의를 느끼고 목숨을 내던지려고 할 때 악마가 나타나 청춘을 돌려주겠다는 영혼의 거래를 제안하는 장면이다. 근시안적으로 욕망을 택하는 인간 본성의 유약함이 드러난다. 정동환은 프랑스어 노래를 부르는 대신 한국어 대사로 파우스트의 고뇌를 연기했다. 자칫 음악에 가리거나 난해할 수 있는 철학적 메시지를 알기 쉽게 전달하려는 시도였다.

이 과정에서 출연진의 언어가 한국어와 프랑스어를 오갔고, 관객은 배우의 전달력보다는 자막에 의존해야 했다. 또 정동환의 과장된 연극 발성은 3000석 규모의 대극장을 채우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느껴졌다. 그래도 연극 배우와 성악가의 노래를 한 무대에서 매끄럽게 보여주기 위한 연출의 노력은 어색함을 덜어냈다. 노년의 파우스트 주변에 가면을 쓴 수많은 자아가 존재했고, 그중 하나를 젊은 파우스트(테너 김효종)가 맡아 노년과 청년 사이의 전환이 자연스러웠다. 지휘자 이든이 이끈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도 대사에 맞춰 집중력 있는 연주를 보여줬다.

여러 요소를 결합한 무대에서 중심을 잡아준 건 단연 메피스토펠레스 역의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이었다. 노련한 완급 조절을 해가며 천연덕스러운 악마 연기를 해냈다. 2022년 독일 주정부에서 '궁정가수' 칭호를 받은 그는 이번이 직접 출연한 10번째 파우스트 프로덕션일 정도로 베테랑이다. 또 마수의 유혹에 넘어갔다가 구원받는 여주인공 마르그리트 역의 소프라노 손지혜, 마르그리트에게 순수한 마음을 전하려 노력하는 감초 시에벨 역의 카운터테너 이동규 등도 호연을 펼쳤다.

이날 김성훈의 안무를 소화한 무용수, 다양한 합창곡을 들려준 위너오페라합창단 등의 전달력도 뛰어났다. 삶을 찬미하는 시민, 악마의 분신 등 다양한 소리와 몸짓을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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