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싸움으로 번진 애들 싸움
리듬 살린 대사와 익살로 풍자
"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허영을 꼬집지만 툭툭 털어내듯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연극이에요. 다른 듯 비슷한 네 인물의 유치한 싸움을 보며 많이 웃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연극 '대학살의 신'(연출 김태훈)에서 허영심 있는 인물 베로니끄 역을 맡은 신동미 배우(사진)가 작품과 인물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대학살의 신'은 아이들끼리 싸운 일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두 부부가 유치찬란한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신동미가 맡은 베로니끄는 아들의 이빨을 부러뜨린 아이의 부모 알랭(민영기, 조영규)과 아네뜨(임강희)를 만나 처음에는 품위 있게 대화를 하지만 점차 분을 못 이겨 남편 미셸(김상경, 이희준)과 함께 망가진다.
신동미는 베로니끄를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여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베로니끄의 행동은 허영에서 온 것이지만 자신이 설정한 스스로의 모습을 진심으로 추구한다"며 "그동안 지켜온 완벽한 모습이 무너지며 변화하는 인물을 표현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미는 '대학살의 신'의 매력으로 인물들이 주고받는 말들의 향연을 꼽았다. 네 인물 모두 말과 속마음이 따로 있고, 그 간극이 관객에게 빤히 보이면서 웃음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1998년 연극 배우로 데뷔한 신동미는 2001년 MBC 30기 탤런트가 돼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차주영,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의 고현정 역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 신동미가 연극 무대에 선 것은 '여보 고마워' 이후 15년 만이다. 그는 "주고받는 대사의 리듬감을 살려야 하고 짧은 대사가 거의 없어 연기가 어렵지만 인간 군상의 민낯을 보여주는 너무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