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규모 호남 투자 계획을 놓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호남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다며 기업들이 정부 압박에 떠밀려 투자에 나서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기업의 자율적 결정"이라며 '정쟁용 흑색선전'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27일 논평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호남에 반도체 시설을 지을 경우 용수가 부족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호남에도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일방적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 보도에 따르면 농업용 저수지의 물을 활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국가 백년대계인 반도체 산업은 정치적 선전의 도구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대통령과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 멱살 잡고 끌고 민주당이 뒤에서 부추기니 40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반도체 인프라가 한 지역에 뚝딱 떨어지는 형국"이라며 "대한민국 1년 치 예산의 절반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그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정부 재정도 아닌 민간 기업의 자본으로, 청와대가 주도해 특정 지역을 점찍어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두 기업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검토는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첨단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기조에 호응한 결과"라며 "대통령이 기업의 팔을 비틀어 억지로 투자를 강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 의원의 주장에 대해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하며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즉각 고발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같은 당 이건태 의원도 페이스북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특정 지역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가전략"이라며 "이런 것까지 정쟁의 소재로 삼는 것은 무책임을 넘어 미래를 가로막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윤준병 의원은 페이스북에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에 필수요소인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설립 계획을 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며 "호남에도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 하루 100만톤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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