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둘러싼 자본시장 안팎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거래소 지분 제한과 스테이블코인 인가제 등 규제 강도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입법 방향을 논의하기에 앞서 여당 태스크포스(TF)가 제시한 조문 체계 자체가 정합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본시장법의 기본 체계만 따랐어도 이런 혼선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본 틀이 정비되지 않은 초안으로 정부 통합안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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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 디지털자산기본법 태스크포스(TF)가 만든 초안에 조문 중복과 내용 충돌 등 기본적인 체계조차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TF 자문위원들도 이러한 점을 최근 회의에서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
35조 내용이 75조에 또 등장…조문 체계부터 흔들
26일 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초안과 자문위원 검토 의견에 따르면 최근 비공개로 열린 자문위원 회의에서 조문 체계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기본법 태스크포스(TF)가 중심이 돼 초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자문위원단은 법안 내용에 대한 검토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회의는 TF 자문위원들이 검토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로, 법안의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
자문위원들은 디지털자산기본법안 검토 의견을 통해 △조문 번호 중복 △유사 규정 반복 △정의와 본문 간 불일치 등의 기본적인 체계 정합성 문제가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날 단순한 표현상의 오류를 넘어 법률이 하나의 체계로 작동하기 위한 기본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수의 자문위원들이 문제로 거론한 부분 중 하나는 '조문 중복'이다. 동일한 취지의 규정이 서로 다른 조문 번호로 반복 삽입돼 있거나 사실상 같은 문언이 두 개의 조항에 나뉘어 배치된 것이다. 예컨대 회계처리 의무 규정은 제35조와 제75조에 동일한 내용으로 중복 기재돼 있고, 디지털자산 매매·교환 대행업자의 고지의무 및 영업행위 규칙 역시 제93·94조와 제96·97조에서 문언만 일부 조정된 채 반복된다.
입법 기술상 동일한 규율은 하나의 조문으로 통합하는 것이 원칙이다. 같은 내용을 복수 조문에 배치할 경우 해석 충돌 가능성이 생기고, 향후 시행령·감독규정 제정 과정에서 적용 범위가 달라질 여지를 남긴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정의부터 인가, 영업행위, 불공정거래, 제재 체계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자본시장법과 비교했을 때 이번 초안은 정책 논의에 앞서 기본적인 체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선 이렇고 저기선 저렇고'…내용 충돌도 도마 위로
초안에서는 단순한 조문 중복을 넘어 동일 사안을 서로 다른 기준으로 규정하는 내용 충돌도 확인된다. 특정 행위나 사업 범위를 한 조문에서는 특정 업종 또는 등록 대상으로 전제하면서 다른 조문에서는 별도 범주로 취급할 수 있도록 설계해 법적 성격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내부 자문 과정에서도 "내용 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진다.
예컨대 제143조와 제122조는 디지털자산과 관련한 특정 행위를 규율하면서도 적용 전제가 엇갈리는 것으로 확인된다. 제122조는 디지털자산 관련 특정 행위를 인가·등록을 전제로 한 업권 체계 내 영업행위로 규정하는 조항으로 해석된다. 반면 제143조는 유사한 행위를 별도의 규율 또는 제재 대상 행위로 다시 다루는 구조라는 점에서 동일 행위에 대한 적용 전제가 엇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124조와 제114조 역시 특정 행위를 등록 대상 사업으로 전제하는지 여부를 두고 해석이 갈릴 수 있는 구조다. 같은 행위를 두고 어느 조문에서는 업권 규율 체계 안에 포함시키면서 다른 조문에서는 독립된 범주로 취급할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뿐 아니라 디지털자산 사업을 추진하려는 주요 플랫폼·금융회사 등 자본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 체계의 정합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산업 확장을 기대했던 기업들까지 예측 불가능한 규제 환경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안에 정통한 국회 한 관계자는 "이는 단순한 문언 문제가 아니라 동일 행위에 대해 적용 조항에 따라 규제 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적 결함에 가깝다"며 "조문 간 전제가 엇갈릴 경우 집행 단계에서 해석 충돌이 불가피하고 시장 불확실성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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