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월 출시한 국내시장복귀계좌(RIA)를 통해 약 두 달 만에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빅테크 투자금이 국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뚜렷하게 확인됐다.
금융투자협회는 RIA 출시 이후 지난 19일까지 누적 가입계좌 수가 24만2856좌, 총 잔고는 1조944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집계는 RIA를 출시한 24개 증권사를 기준으로 이뤄졌으며, 세부 현황은 계좌 수 상위 10개 증권사 기준이다.
RIA는 해외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국내 주식에 재투자할 경우 일정 비율의 양도소득 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금투협에 따르면 RIA 계좌 수와 잔고는 출시 초기부터 코스피 흐름과 연동돼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해외주식을 매도한 뒤 국내 주식·주식형 펀드 등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내 자산 잔고는 총 1조2129억원을 기록했다. 협회는 이를 두고 외화 유입과 국내 증시 수요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연령대별로는 40·50대 투자자의 활용도가 가장 높았다. 가입 비중은 40대가 31%로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 26%, 30대 21%, 60대 이상 12% 순이었다. 잔고 기준으로는 50대가 전체의 32%, 40대가 27%를 차지해 두 연령층이 전체 잔고의 59%를 차지했다. 이어 60대 이상(19%), 30대(15%) 순으로 나타났다.
금투협은 전체 가입자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이 31%에 달한다는 점에서, RIA 세제 혜택이 청년층의 국내 자본시장 유입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매매 종목에서는 해외 빅테크 투자금이 국내 반도체와 AI 관련 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확인됐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미국 대형 기술주와 함께 디렉시온 반도체 3배 상장지수펀드(ETF), 나스닥100지수 3배 ETF 등 레버리지 상품을 주로 매도해 수익을 실현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주와 코스피200 지수 추종 ETF 등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협은 다음달부터 달라지는 세제 혜택과 관련한 유의사항도 함께 안내했다. RIA를 통한 해외주식 매도에 대한 양도소득 공제율은 이달 말까지 100%가 적용되지만, 6월부터 7월 말까지는 80%, 8월부터 연말까지는 50%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해외주식과 해외 ETF 매매이익에는 22% 세율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만큼, 비과세인 국내 상장주식과 비교해 세제상 불리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100% 공제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이달 말까지 해외주식 매도 결제가 완료돼야 한다. 해외주식은 주문 체결과 결제 사이에 T+1일 또는 T+2일의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금투협은 강조했다.
또 매도 결제일 이후 1년 동안 해당 자금을 RIA 계좌 내 국내 상장주식, 국내 주식형 펀드, 예탁금 등으로 운용해야 세제 혜택이 유지된다.
아울러 연내 RIA 외 계좌에서 해외주식이나 국내 상장 해외투자 ETF 등 ‘세제혜택 차감 상품’을 순매수할 경우, 그 금액만큼 RIA 양도소득 공제액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사항으로 제시됐다.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본부장은 “국내시장복귀계좌는 해외시장에 머물던 유동성이 국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투자 매력이 높은 다양한 국내 투자상품을 출시해 RIA가 환율 안정과 생산적 금융에 기여하는 통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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