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전쟁 이전 가격으론 못 돌아가"…국책연구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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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전쟁 이전 가격으론 못 돌아가"…국책연구원 '경고'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수준의 유가 급등이 예상된다."

국책연구원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이란 전쟁이 확전되면 국제 유가가 역대급 상승폭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빨리 끝난다고 해도 내년 말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이전 때보다도 43% 높은 가격을 유지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내년 말 174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만큼 물가를 비롯한 한국 실물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KIEP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주요국 파급효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KIEP는 전쟁의 전개 양상을 ① 조기 종전·휴전, ② 호르무즈 봉쇄 아래 분쟁 장기화, ③ 에너지 시설 타격·확전 등 3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국제 유가 흐름을 분석했다.

2027년 4분기 기준으로 조기 종전 때는 배럴당 90달러, 봉쇄 장기화 때는 배럴당 117달러, 에너지 시설 타격 시 배럴당 174달러로 관측됐다. 3개 시나리오 모두에서 국제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인 배럴당 63달러로 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이 금방 끝나도 에너지 시설을 복구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봉쇄가 장기화하면 세계 원유 생산량이 10% 감소할 수 있다. 미국이 이란의 에너지 시설 타격과 확전을 이어갈 경우는 유가가 역사상 최고치까지 오를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KIEP는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수준의 유가 급등이 예상된다"며 "이 전망은 하한 추정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충격은 이보다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KIEP는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직접 위협에 노출돼 있는 만큼, 선제적 공급 다변화와 비상 수급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IEP는 "한국의 나프타 수입 중 중동 비중은 약 34.4%에 달하고, 카타르 시설 피격 시 복구에만 3∼5년이 소요될 수 있어 중장기적 에너지 안보 강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상황은 봉쇄 장기화 수준에 근접한 만큼 정책 대응의 시급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 사례 분석에서 한국의 인플레이션율은 유가 공급 차질 뉴스 충격 직후 0.12%포인트 상승했다"며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이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로 전가되는 경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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