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거야?/올리비에 탈레크 지음·이나무 옮김/40쪽·1만5000원·이숲아이(초등 저학년)
다람쥐와 단짝 친구 폭에게는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티티새의 노래를 듣는 것이 소소한 낙이다.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쏜살같이 하늘을 나는 새들을 구경하다 지루해지면 들판으로 가서 티티새의 노래를 듣는다. 그런데 오늘은 티티새가 없다. 한참을 찾다 돌아오는 오솔길, 둘은 나무 뿌리 근처에 누워 있는 티티새를 만난다.티티새는 누워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새를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보는 건 처음이다. 둘은 티티새가 일어날 때까지 한참을 기다린다. 살살 소리를 내보지만 그래도 요동도 없다. 마침내 둘은 티티새에게 힘껏 묻는다.
“야, 티티새! 자는 거야?”
죽음은 늘 곁에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아이들에겐 더 그렇다. 죽어 있는 것과 산 것을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다람쥐와 폭은 다른 친구들의 지혜를 빌려 티티새의 장례를 치러주고 추모해준다. 다음 날, 티티새가 떠난 들판에 새로운 새가 날아와 노래를 지저귄다. 누군가 떠난 자리엔 또 새로운 생명이 찾아오는 법. 자연의 법칙과 삶의 일부로서의 죽음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담담하게 그려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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