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채원빈 "100대 1 뚫고 캐스팅?…'왜지?' 실감 안 나"[인터뷰]①

"첫 상업영화 주연, 존경하는 선배들과 함께라니"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채원빈이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첫 상업 영화 주연작인 ‘야당’에 캐스팅됐을 때 당시 느낀 심정과 ‘엄수진’ 캐릭터를 연기하며 노력을 기울인 점들을 털어놨다.

채원빈.

채원빈은 영화 ‘야당’(감독 황병국)이 개봉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이 영화의 제목인 ‘야당’은 감형 등을 조건으로 수사기관에 마약 범죄자들과 관련한 정보를 팔아 넘기는 브로커들을 지칭하는 은어로, 실제 수사 과정 현실에도 존재하는 인물들이다. 이를 소재로 영화화한 작품은 ‘야당’이 최초다.

채원빈은 영화 ‘마녀2’에 이어 지난해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이친자)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알리며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채원빈은 특히 이번 ‘야당’에서 처음으로 상업영화 주연을 맡아 홍일점으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야당’에서 채원빈은 마약 수사 경쟁에 희생돼 늪에 빠지게 되는 배우 엄수진으로 분해 더 깊어진 연기력과 섬세한 감정선을 그려냈다.

극 중 엄수진은 인기 배우였지만, 마약 게이트에 휩쓸리면서 한순간에 추락하게 된다. 그의 신원을 최대한 보호하려던 마약수사대 팀장 오상재(박해준 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엄수진은 마약판을 설계하는 더 높은 이들의 이해관계 안에서 희생된다. 이에 자신의 인생을 망친 이들에게 복수를 결심하는 인물이다.

채원빈은 영화가 이날 개봉한 소감을 묻자 “전날 VIP 시사회에 와준 지인, 친구들이 다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라며 “특히 친구 두 병은 ‘팝콘 라지 사이즈 들고 영화관에 들어갔는데 영화에 집중하느라 안 먹었다’고 하더라. 그 반응이 너무 고맙고 기억에 남았다”고 기쁨과 설렘을 드러냈다.

앞서 ‘야당’의 연출을 맡은 황병국 감독은 “엄수진 역의 오디션을 100명 정도 봤는데, 그중에 채원빈의 연기가 제일 달랐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유해진, 박해준, 강하늘, 류경수 등 내로라 하는 선배들과 앙상블을 맞춘 소감과 캐스팅 과정도 들어볼 수 있었다. 채원빈은 “저도 경쟁률이 그 정도였다는 사실을 최근 기사 보고 나서야 알았다”라며 “감독님께서 ‘야당’ 조감독님을 통해 제가 다른 작품 때 참여했던 오디션 영상을 보시고 연락을 주셨다”고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당시를 회상했다

또 “당시 처음 연락 받았을 때는 ‘야당이란 영화가 있고 이런 내용인데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 선배님이 하신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때만 해도 기라성같은 선배들이 나오시는 이 작품이 나랑은 상관이 없는 영화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함께 하고 싶어하신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안 믿겼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이어 “행복한 감정과 동시에 ‘왜지?’ ‘왜 나를?’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생각이 들고 실감이 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데뷔 5년 만에 첫 상업영화 주연 타이틀을 따낸 소감에 대해선 “흘륭한 선배님들과 함께 나란히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 너무 행복하다”라며 “주연이라기엔 선배님들께서 너무 영화 내 역할로서도 그렇고, 촬영 현장에서도 정말 많이 이끌어주셨다. 많이 배우고 행복했던 기억이다. 존경하는 선배님들이랑 첫 상업영화 주연할 수 있던 자체로 귀한 경험”이라고 겸손을 드러냈다.

영화 ‘야당’ 채원빈 스틸컷.

영화 ‘마녀2’, ‘이친자’ 등 전작에선 주로 미스터리하면서도 강렬한 매력을 뽐냈던 채원빈은 ‘야당’에선 내면이 여리고 불안한 ‘엄수진’ 캐릭터로 새로운 얼굴을 꺼내보였다.

채원빈은 역할을 준비한 과정을 묻자 “수진이는 저에게도 정말 많이 새로운 인물이었고, 연기할 때도 그런 불안한 내면에 집중했다”며 “수진이가 사건 전후 늘 불안에 떨며 눈치를 보고 항상 경계하는 태도를 취하는 그런 모습부터 사건 이후 모든 걸 다 놓아버렸을 때 모습에 차이가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또 “마약의 위험성과 경각심을 일깨우는 게 우리 작품이 전달하려고 했던 중요한 메시지이기도 해서 엄수진을 연기하면서도 그런 모습들을 최대한 가감없이 담아내려고 했다. 저뿐만 아니라 선배님들도 많이 노력을 하셨던 걸로 안다”라며 “저희 작품을 보고 나시면 관객분들도 ‘아 마약이 진짜 무서운거구나, 위험하구나’를 느끼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저도 연기를 하면서 많이 어려움도 느꼈다”고 덧붙였다.

마약에 중독되는 모숩을 연기하면서는 최대한 현실과 어긋나지 않게 전달하고자 현장에서도 연습 과정이 길었다고도 부연했다. 채원빈은 “감독님부터 선배님들 모두가 자료를 모으기 위해 관련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다. 그런 영상 자료에서 힌트를 얻어나갔다”며 “얻어진 한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그런 모습들을 표현해야 했다. 다행히 다쿠들에 참고할 만한 다양한 디테일들이 자세히 녹아있었다”고 전했따.

‘야당’은 16일 오늘 개봉해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