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박해준이 영화 ‘서울의 봄’에 함께 출연한 동료 배우였던 황병국 감독에게 ‘야당’의 캐스팅을 제안받은 과정과 당시의 느낀 심정, 출연 수락 후 함께 작업하며 느낀 황병국 감독의 진정성을 솔직히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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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준. |
박해준은 영화 ‘야당’의 개봉을 하루 앞둔 15일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이 영화의 제목인 ‘야당’은 감형 등을 조건으로 수사기관에 마약 범죄자들과 관련한 정보를 팔아 넘기는 브로커들을 지칭하는 은어로, 실제 수사 과정 현실에도 존재하는 인물들이다. 이를 소재로 영화화한 작품은 ‘야당’이 최초다.
박해준은 최근 국내와 글로벌을 사로잡으며 인기리에 막을 내린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헌신적인 가장 ‘양관식’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요즘, 박해준은 영화 ‘야당’의 개봉까지 비슷한 시기 맞물려 올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야당’에선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과 180도 다른 연기변신으로 또 다른 새로운 얼굴을 꺼내보였다.
박해준은 ‘야당’에서 형사 오상재 역을 맡아 마약 브로커인 야당 이강수(강하늘 분)과 야망 검사 구관희(유해진 분)의 관계썽을 흔들고 강렬한 긴장을 자아낸다. 오상재는 마약범죄수사대 팀장으로, 마약 범죄 소탕에 목숨을 걸고 한 번 문 범인은 끝까지 추격해 어떻게든 검거하는 인물이다. 마약 범죄자들에게 ‘옥황상제’란 별명으로 불릴 만큼 그쪽 세계에서 악명이 높은 형사다. 투철한 직업정신과 집요함으로 마약 범죄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오상재는 여배우 엄수진(채수빈 분)을 둘러싼 거대한 마약 게이트를 물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이강수, 구관희와 치열한 수사 경쟁을 벌인다. 박해준은 물불 가리지 않던 오상재가 구관희의 야심, 구관희가 결탁한 더 거대한 권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꺾이지만, 어렵게 재기에 성공해 범인들을 잡아넣으려 고군분투하는 치열한 과정을 생동감있게 그려낸다.
박해준은 ‘서울의 봄’을 촬영하던 당시 함께 출연한 배우였던 황병국 감독에게 ‘야당’의 출연을 제안받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박해준은 이에 대해 인터뷰에서 “‘서울의 봄’ 촬영할 때 우리 둘 다 군복을 입고 있는데 촬영장에서 사람들이 황 감독님을 자꾸 ‘감독님’ 하고 부르는 거다”라며 “그때까진 감독님을 잘 모르고 있던 때라 ‘누구시지, 감독님이 어쩌다 배우를 하시게 됐을까’ 궁금해 했던 기억이다. ‘야당’의 대본을 당시 ‘서울의 봄’ 제작사 김원국 대표님께서 주셨는데 ‘서울의 봄’ 촬영 감독, 조명 감독님이 ‘야당’을 하신다더라. 그분들이 제게 먼저 ‘야당 대본 봤냐, 출연 제안 들어갔다는 소식 들었다. 자기가 본 상업영화 중 가장 잘 나온 대본’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 이야기를 듣고 대본을 읽어봤는데 정말 좋더라. 쭉쭉 한 번에 재미있게 읽었다. 솔직히 그때까지만 해도 감독님에 대해 잘 모를 때였다. 그리고 필모그래피를 찾아봤는데 연출작보다는 본인이 배우로 출연하신 작품이 더 많았다”라며 “필모그래피를 보고 나서야 ‘아 이분!! 진짜 연기 희한하게 살벌하게 잘 하시는 분인데 이 분이 감독님이시라고?’ 놀랐다. 연출로서 황 감독님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기에 처음엔 제작진과 대본을 믿어보잔 마음으로 출연한 것도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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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그런데 함께 촬영하고 나니 제작진은 물론, 감독님도 너무 훌륭하셔서 좋은 영화가 나올 수밖에 없겠단 생각을 했다”며 “특히 감독님이 굉장히 오랫동안 이 작품에 갈증을 갖고 준비해오신 것 같았다. 이 작품 하나에 모든 걸 쏟아부었따고 생각해도 될 만큼 디테일한 면모까지 있으셨다. 이번에 완성본을 보고 나니 ‘왜 감독님은 저 장면을 저렇게까지 치열히 찍으려고 하신걸까’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또 “감독님이 굉장히 예민하고 디테일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선 오상재같이 물면 안 놓고 끝까지 집요히 얻어내려 하시는 면모도 있다”며 “‘야당’은 후반작업 과정도 굉장히 길었다. 편집부터 사운드 등 모든 면에서 완성도가 굉장하다고 생각했다”고 작품과 황 감독을 향한 신뢰와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캐릭터 오상재에 접근한 과정들도 털어놨다. 그는 “마약 범죄 정보와 수사기관을 연결해주는 브로커가 정말로 따로 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웠다. 또 옥황상제라고 불리는 ‘오상재’도 실제 마약 범죄 형사님의 육성 등을 감독님이 직접 조사해 알려주셨다”라며 “제게 실제 형사님의 육성을 녹음한 뒤 들어보라고 하셨던 것도 있다”고 비화를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마약반 형사이지만, 형사처럼 보이지 않고 그 범죄자 부류와 비슷해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예컨대 실제로 조폭 잡는 강력 형사들 중 외관이 그들과 비슷해보이는 분들 계시지 않나. 그런 면에서 초반부의 오상재도 그렇게 경쾌히 등장을 하고, 후반부의 전환점에선 또 차이를 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더 신경을 썼다”고도 부연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완전히 만족 못했지만, 영화 전체적으로는 나의 존재가 극의 빈틈을 적절히 큰 지장없게 채워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도 전했다.
한편 ‘야당’은 1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