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이자를 낮추기 위해 은행 창구를 전전하거나 일일이 은행 앱을 뒤지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열렸다. 인공지능(AI)과 마이데이터가 개인의 신용 상태를 분석해 알아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서비스가 본격화하면서다. 서민과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20만 명이 넘는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핀테크·카드 등 금융회사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 금리인하요구 자동 신청 서비스 본격화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마이데이터 기반 금리인하요구 자동 신청 서비스가 도입된 이후 주요 시중은행과 핀테크, 카드사가 앞다퉈 대행 플랫폼을 가동하고 나섰다. 이 서비스는 소비자가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위임 동의하면 AI가 자산 증가·소득 상승·부채 감소 등 신용 개선 지표를 파악해 금융회사에 자동으로 금리 인하를 신청하는 구조다. 요건이 충족될 때마다 최대 월 1회 대출 금리 인하를 요구한다.
그동안 금리인하요구권은 절차가 번거롭고 거절률이 높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2022년 254만4000건에서 2024년 389만5000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도 163만8000건의 금리 인하 요구 신청이 쏟아졌다. 하지만 수용률은 줄곧 내림세다. 2023년 35.7%에서 2024년 33.7%로 낮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28.8%까지 떨어졌다. 요건을 갖춰 신청해도 10명 중 7명은 거절당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대행 서비스 확산으로 연간 최대 1680억원의 대출 이자가 추가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서비스 시행 전 접수한 사전 예약에만 128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는 등 열기도 뜨겁다. 특히 이번 서비스는 고객 1명당 단 1곳의 플랫폼만 등록할 수 있는 1인 1대행 원칙이 적용된다. 금융사들이 사활을 걸고 쟁탈전에 뛰어든 이유다.
◇ 은행, 핀테크, 카드사 공략 속도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연결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우리WON뱅킹 앱을 대리 기관으로 등록하면, 마이데이터로 묶인 다른 은행과 2금융권 대출까지 한 번에 조회하고 금리 인하를 요청할 수 있는 통합망을 구축했다.
국민은행은 풍부한 소매금융(리테일) 고객군을 바탕으로 KB스타뱅킹 내 대행 기능을 고도화했다. 고객의 신용평점 변동을 AI가 매일 추적해 최적의 신청 타이밍을 알려주는 밀착 관리에 집중했다. 신한은행은 신한 SOL뱅크를 통해 직관적인 이용자 경험(UX)을 내세웠다. 복잡한 서류 제출 없이 클릭 몇 번으로 자동 심사가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농협은행은 자체 개발한 AI대출금리케어를 앞세워 고령층 고객도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화면을 단순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나은행도 마이데이터 연동 기반의 자동 신청 시스템을 가동하며 우량 고객 이탈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핀테크 업계는 고도화한 맞춤형 서비스로 맞불을 놨다. 네이버페이는 금리 인하가 거절될 경우 예·적금 잔액 증액, 자동이체 추가 등 승인 확률을 높이는 맞춤형 행동 가이드를 제시해 차별화를 꾀했다. 토스는 취업이나 소득 증가 여부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당장 수용되지 않더라도 재청구 요건이 충족되면 즉각 다시 신청하는 사후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뱅크샐러드, 핀다, 카카오페이 등 주요 핀테크사도 대행 플랫폼을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드업계도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등 주요 카드사는 방대한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사 앱에 대행 기능을 마련했다. 특히 은행 등 1금융권 대출 문턱을 넘기 힘든 중·저신용자 고객의 금리 인하 요구를 밀착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대출자가 직접 움직여야 했던 금리인하요구권이 AI 주도의 자율 관리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고객의 흩어진 신용 데이터를 분석하느냐가 올해 성적표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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