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대표팀 선수들의 개인용품 사용을 허용하면서 요넥스의 후원금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일부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내년 예산은 최대한 종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공식 후원사 요넥스의 후원금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배드민턴계 소식통은 18일 “협회와 요넥스가 올해 후원금 규모를 큰 틀에서 합의했다. 기존 규모(약 50억 원)의 절반 수준으로 정했고, 이달 안으로 도장을 찍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협회가 배드민턴국가대표팀 선수들의 개인용품 사용을 허용한 게 요넥스의 후원금 감소로 이어졌다. 그동안 대표 선수들은 반드시 협회가 지정한 후원사의 경기복, 신발, 용품을 사용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2024파리올림픽 이후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3·삼성생명)이 협회와 대표팀의 방만한 운영을 비판하자 ‘대표 선수들의 개인용품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올해 2월 취임한 김동문 협회장은 4월부터 대표 선수들의 개인용품 사용을 허용했다. 자신의 협회장 선거 공약이었던 선수 권익 향상을 이뤄내기 위해서였다. 다만 후원금 유치 문제가 남아있었다. 협회와 요넥스는 2023년 4월부터 2027년 4월까지 후원계약을 맺었다. 요넥스는 이 기간 협회에 매년 현금 약 37억 원과 현물 10억 원 규모를 용품을 후원해왔다. 개인용품 사용 허용으로 대표팀 경기에서 브랜드를 홍보할 기회가 줄자 대폭 삭감을 예고했다.
애초 요넥스가 제시한 삭감 폭은 80%(약 32억 원)로 전해졌다. 그러나 협회는 협상을 통해 삭감 규모를 50%(약 25억 원)까지 줄였다. 남은 25억 원은 외부 스폰서의 추가 유치 등으로 메우기로 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2026 전략종목 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10억 원을 지원받게 돼 급한 불을 껐다.
협회는 남은 15억 원의 지원금 감소는 일단 안고 가기로 했다. 전년보다 줄어든 예산으로 올해 협회를 꾸려가기로 했다. 이로 인해 대표 선수들은 일부 대회는 대표팀이 아닌 소속팀의 지원을 받아 출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드민턴계에선 ‘소속팀의 지원을 받기 힘든 국군체육부대 선수들은 국제대회 출전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한다.
이에 협회는 “예산을 검토한 결과 대표 선수들의 주요 국제대회 참가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내년 예산은 최대한 종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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