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코노미-24] 금발의 늘씬한 여인도, 호수같이 파란 눈을 가진 신비로운 여자도, 흑발의 동양미를 품은 이국의 여성도 아스라한 과거처럼 씻겨 나갔습니다. 인생의 진정한 사랑을 만나서였습니다. 몸도 펑퍼짐 하고, 살은 쳐졌으며, 나이도 많은 연상의 여인. 그런데 사내의 마음은 왜 첫사랑 앞에서처럼 요동치는 것인지.
사내의 아이를 마치 제 자식인 양 보살펴주는 너른 성격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성을 내고 역정이 나는 상황에서도 그녀는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결코 사사로운 감정을 내세우는 법도 없었지요. 사내의 행복이 마치 그녀의 전부인 것처럼. 어려서부터 느껴본 적 없는 엄마의 사랑을 그녀로부터 발견합니다.
사내는 이제 난봉의 생활을 청산합니다. 다시 신의 뜻에 따라 경건한 마음으로 살기를 바라는 그녀의 마음을 받아들여서였습니다. 그녀의 조언은 언제나 사내를 위한 것이었고, 나아가 조국에 이로운 것이라는 걸 알아서였습니다. 오랜 방랑 끝에 다시 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탕자의 귀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