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적 유대감 악용하는 교회 성폭력…‘넌 나의 라헬’ 회유까지”

1 week ago 12

김선희 소장은 “피해자 상담 때 가장 먼저 고쳐주는 게 더 이상 목사라고 부르지 말라는 것”이라며 “가해자를 ‘우리 목사님’이라고 부른다는 것은 여전히 목회자의 영적 영향력이 미치고 있다는 의미라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2018년 ‘미투(#MeToo)’ 운동 이후로 우리 사회도 전반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과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 확산됐다. 하지만 종교계는 그 특성상 대부분 예외 지역처럼 여겨지며, 내부 성폭력 문제 해결에 대한 관심이 덜했다. 실제로 7월 말 열렸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여성위원회의 ‘교회 성폭력 예방과 극복을 위한 교단 순회간담회 결과 보고회’는 교단 별로 한 차례씩 간담회를 갖는 데만 무려 5년이 걸렸다. 한국여신학자협의회 부설 기독교여성상담소 김선희 소장(목사)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회 내 성폭력은 신앙을 매개로 이뤄지기에 처음에는 ‘설마’하며 자신이 당하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피해자가 많다”라고 했다. 1998년 설립된 기독교여성상담소는 교회 내 성폭력 문제 상담과 피해 구제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김 소장은 목회자의 성폭력은 오랜 기간 쌓은 신앙적 유대감을 악용하는 특징이 있다고 짚었다. “교회에선 자신이 받고 싶은 기도 제목을 써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걸 통해 신자가 지금 가장 힘들어하는 게 뭔지, 뭘 원하는지 심리적으로 약한 부분을 알아내는 거죠. 그리고 노리는 신자에게 ‘너를 위한 특별 기도를 해주겠다’라며 오랜 시간 공을 들여요.”이런 ‘특별기도’는 대체로 목회자 방 등 둘만 있는 공간에서 이뤄진다. 남에게 알려지길 꺼리는 내용이라 피해자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신체적 접촉은 이렇게 오랜 시간 위로와 기도로 신뢰가 쌓인 뒤에 벌어져, 처음엔 피해자도 이를 성추행·성폭력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일정 시간이 지나 피해자가 이상함을 감지해도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 이미 상당 부분 영적으로 통제된 상태라 성경 내용을 인용한 회유에 다시 넘어가곤 한다. 김 소장은 “‘다윗도 밧세바를 범했지만, 둘 사이에서 솔로몬을 낳았다’, ‘너는 나의 두 번째 아내 라헬’이란 말이 성폭력 목회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라며 “자신의 성범죄를 신앙적인 행동으로 포장하는 건데, 이미 정신적으로 통제 받는 피해자에겐 상당한 효과가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라헬은 아브라함의 손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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