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미국서 부 훔치고 있다”
보편관세 조만간 부과 예고
대중 관세폭탄은 일단 유보
시진핑과 협상 포석인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주장해왔던 최대 20% 보편관세 공약에 대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이른 시간 내에 관세 부과를 실행에 옮기겠다는 입장이다. 캐나다·멕시코를 상대로 한 25% 관세는 다음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식 직후 백악관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우리는 조속히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본질적으로 모든 나라가 미국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어떤 좋은 거래도 없다. 우리는 거의 모든 나라에 적자”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편관세 개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보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들은 (미국에) 들어와서 우리의 부와 일자리, 회사를 훔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미국 회사들을 해치고 있다. 그래서 관세를 매겨 그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신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관세를 전담하는 이른바 대외수입청을 신설한 후 상무부와 대외수입청이 협의해 보편관세를 구체화하는 실행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했던 일을 거론하며 “나는 중국에 큰 관세를 부과했고, 그들은 강제로 떠나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이 나라에 문을 연 제철소가 하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의 관계와 관련해 “그들은 미국 자동차나 농산물 등 거의 아무것도 수입하지 않는다. 우리는 EU에 약 3000억달러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그들이 우리 석유를 구매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관세를 통해 우리는 그것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또 EU에 대해 “그들은 20%의 부가가치세(VAT)를 매기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높다. 그것은 거의 관세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상대국인 멕시코와 캐나다를 겨냥해 “그들은 엄청난 숫자의 (불법으로 월경하는) 사람들을 허용하고 있다. 캐나다는 몹시 나쁜 남용국”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불법 이민, 마약 유입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멕시코·캐나다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본인 소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밝힌 바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한 다른 무역 파트너 국가들에 대해서는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를 앞세워 상호교역 실태에 대한 시장조사를 진행한 뒤 후속 조치를 내놓는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