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힘, 승패 너머에서 완성된다[유상건의 라커룸 안과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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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강배 전국주니어테니스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정상을 차지한 중앙여중고 학생들. 사진 출처 대한테니스협회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ICT융합학과 교수 최근 강원 양구군에서 열린 제54회 소강배 전국주니어테니스선수권대회(8월 7∼14일)를 참관했다. 36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코트를 누비는 학생 선수들의 모습은 활기찼다. 폭염보다 뜨거웠던 소년 소녀들의 땀방울을 보며 세 가지 생각이 들었다.첫째는 인물의 힘이다. 소강배가 올해로 54회째를 맞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한국 스포츠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 민관식 박사가 1973년 창설한 이 대회는 장호배와 함께 국내 주니어테니스를 이끌어 왔다. 올해 70회를 맞은 장호배가 소수 정예 선수들의 경쟁에 무게를 둔다면, 소강배는 개인전과 함께 남녀 단체전을 운영한다. 학교를 대표해 동료와 함께 코트에 선다는 점에서 개인 종목인 테니스에 팀워크와 공동체의 가치를 더해 왔다. 변변한 테니스장조차 없던 시절, 한 사람의 선구적 결단에 후손들의 의지가 보태지며 소강배는 학생 테니스의 화수분 역할을 해왔다. 다만 한때 40팀을 훌쩍 넘었던 고등부 참가팀이 올해 14팀에 그친 점은 아쉬웠다. 오랜 전통이 저변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해 보였다.둘째는 지역의 힘이다. 군부대가 밀집해 군사도시 이미지가 강했던 양구가 스포츠를 통해 활로를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스포츠 이벤트의 경제적 효과는 때때로 과장된다. 그러나 양구의 사례는 좀 다른 것 같다. 양구는 1990년대 말부터 스포츠 대회와 전지훈련 유치에 공들여 왔다. 인구 2만여 명의 작은 군이지만 올해도 전국 규모의 100여 개 대회와 전지훈련을 유치했다. 테니스는 물론이고 역도, 레슬링, 야구 등을 통해 연간 300억 원 안팎의 경제 효과를 거둔다. 김왕규 군수는 “대회 때마다 숙박업소와 음식점이 활기를 띤다. 군민들이 지역에 애착을 갖고 적극적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분위기 자체가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스포츠가 사람과 사람을 잇고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을 때 경제적 효과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마음에 걸렸던 한 가지는 스포츠 교육의 힘이었다. 올해는 양구고의 단체전 7연패, 중앙여고의 16연패라는 대기록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경기 후 선수들의 소감을 들으며 ‘앗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크 앞에 선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님과 감독, 동료는 물론이고 주최 측에도 감사를 전했다. 대견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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