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법 27일 상정” Vs “늦춰야”…민주당 고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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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법안 상정 시기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는 이달 내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상정해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정책위와 정부 측은 법안 상정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어서다.

집권 여당이 고심하는 가운데, 디자털자산 업계에서는 이러다가 테더·서클 등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국내 시장이 모두 잠식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00만명이 넘게 투자하는데 빗썸 사태 이후에도 후속 입법 공백이 계속되고 있어, 투자자 보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법안심사1소위원장)은 16일 오후 통화에서 “TF는 일단 이달 빨리 상정을 해서 논의를 시작하자는 입장이지만, 정부와 정책위는 (5월 상임위 원구성 등의 일정이 있기 때문에) 시기를 좀 늦춰 6월 이후 하반기 정무위 때 상정시켜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라며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법안 상정 관련 당정 간)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측에서는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재정경제부, 한국은행이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정책위원회는 한정애 의장이 맡고 있다.

강 의원은 “야당과는 27일(금융), 28일 (비금융) 관련 법안소위를 협의 중인데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일정을 진행하고 있어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달 27~28일로 확정이 안 되면 내달 11일(금융), 12일(비금융) 관련 법안소위를 여는 방안을 협의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법안1소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민국 의원은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현재 지자체장 후보 공천을 한창 진행 중이다.

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이정문 의원(가운데)과 민병덕 의원(맨왼쪽), 박민규 의원(맨오른쪽) 이 16일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같은 상황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논의가 지체되는 가운데 민주당 디지털자산TF는 공개적으로 법안 상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는 16일 TF 전원(이정문·안도걸·강준현·민병덕·김현정·박민규·이강일·이주희·한민수) 명의로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어제 열린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밝힌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장을 의미 있게 평가하며 이를 환영한다”며 “이제 논의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둘러싼 소모적 찬반을 넘어, 이를 어떻게 안전하게 설계하고 제도화할 것인지에 집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신 후보자는 지난 15일 청문회에서 “미래의 통화 생태계 내에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도 보완적 경쟁적으로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관련해 민주당 TF는 기자회견문에서 “정부, 금융당국, 한국은행과 긴밀히 협력하며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의 신뢰를 높이겠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속도전을 예고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회의론자로 알려졌던 신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미래의 통화 생태계 내에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도 보완적 경쟁적으로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회가 신 후보자에게 16일까지 신상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면서 이르면 17일 인사 청문 보고서가 채택될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 임기는 오는 20일까지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민주당 디지털자산TF 위원장인 이정문 의원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민병덕·박민규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준현 (여당) 간사에게 27일 상정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정부안을 기다리다가 논의를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일단 상정을 해서 논의를 한 후에 정부안이 나오면 향후에 추가적으로 논의하면 될 것”이라며 27일 상정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디지털자산 헌법’, ‘디지털자산 바이블’로 불리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 발행·유통·공시·상장 등 전체 생태계를 포괄하는 종합 법안이다. 1326만명(작년 12월 업비트 누적 회원 기준) 코인 투자자들의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입법이기도 하다. 당초 재경부, 금융위는 올해 1분기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미·이란 전쟁, 법안 핵심 쟁점 논란 등으로 입법이 무산됐다.

관련해 민주당 TF는 일단 27일 상정을 해서 법안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때 법안소위가 열리면 27일 금융위가 참석한 가운데 정무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연 뒤 28일에는 비금융 관련 법안소위, 29일에는 정무위 전체회의가 잇따라 열릴 수 있다. 민주당 TF는 일단 소위에서 디지털자산 관련 여야 법안을 상정한 뒤 5월 정무위 원구성·개편, 6월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인 입법 절차를 밟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정문 의원은 ‘50%+1주 은행 중심 컨소시엄(51%룰)’, ‘가상자산거래소(두나무·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지분 규제’ 입법 쟁점 관련해 “TF는 두 쟁점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를 하고 있는데 열어놓고 보자고 한다면 이번 입법에서는 빼고 향후 추가 논의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입법 지연 가능성을 고려해 금융위 규제샌드박스를 병행 논의하자’는 주장에 대해 “(국정과제인) 디지털자산,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입법을 금융 샌드박스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 있다”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답했다.

민병덕 의원은 “법안 상정 후 공청회, 상임위 원구성 일정이 있어서 지방선거 직후 상임위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라며 “(전향적인 입장을 가진) 한은 새 총재가 임명된 뒤 정부, 국회, 시장이 함께 모여 논의를 하면 (쟁점) 지점을 모두 해소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편법으로 다른 데로 돌아가지 말고 빨리 정공법으로 정무위 소위를 통해서 문제를 빨리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지난 6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두나무(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스트리미(고팍스) 등 가상자산 거래소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빗썸 오지급 사태 직후 이뤄진 거래소 점검 결과와 제도 개선 방향 등을 발표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가 발표한 빗썸 후속 대책이 완전히 이행되려면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입법이 완료돼야 한다. (자료=금융위원회)

관련해 시장에서는 전통금융과 디지털자산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논의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국회와 정부가 입법 공백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 자문위원인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마련돼 은행 수준의 규제가 이미 적용돼 있었다면 빗썸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소위에서 빗썸 사태 재발방지를 위한 디지털자산 입법 논의를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림 AXIS Law 대표변호사(한국웹3블록체인협회 사무총장)는 “1100만명이 넘는 투자자가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해외 거래소로의 자금 이전 규모는 반기 기준 101조6000억원에 달한다”며 “금융당국의 우려를 존중하면서도 글로벌 현실과의 간극을 좁히는 논의가 시급히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티모시 신 미국 변호사(INSIGHT3 Inc. 창립 파트너)는 “신현송 후보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과 기능 분담 모델 (은행이 신뢰 인프라를 맡고 비은행이 혁신을 맡는 모델)을 제시했다”며 “이제는 국회와 정부가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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