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러 없이 우승 못한다’ 편견 떨쳐내고 LG 첫 통합우승 도전하는 마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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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016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이후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아셈 마레이.

2025~2016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이후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아셈 마레이.
프로농구 LG는 조상현 감독(50)이 지휘봉을 잡은 2022~2023시즌부터 2024~2025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2위에 자리해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했다. 센터 아셈 마레이(34·이집트)는 리바운드에 대한 강한 집념과 악착같은 수비를 바탕으로 LG의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마레이는 한국 무대에 입성한 2021~2022시즌부터 이번 2025~2026시즌까지 다섯 시즌 동안 단 한 번도 ‘리바운드왕’을 놓친 적이 없다.

하지만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 LG의 ‘봄 농구’는 실망스러웠다. LG는 두 번 연속 4강 PO에서 패해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러자 농구계에선 ‘LG는 단기전에서 폭발적 득점력을 보여줄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야 우승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마레이는 2021~2022시즌 득점 10위(16.4점)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득점 ‘톱10’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다.

하지만 조상현 감독은 마레이를 다른 외국인 선수로 교체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레이를 중심으로 단단한 ‘수비 농구’를 발전시키는 데 집중했다. 조 감독의 뚝심은 지난 시즌 창단 28년 만의 첫 챔프전 우승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이번 시즌 10개 구단 중 최소 실점(평균 71.8점)을 기록하며 13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LG는 챔프전 2연패와 사상 첫 통합우승을 노리고 있다.

21일 LG의 안방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만난 마레이는 “우리 팀이 우승하려면 ‘스코어러’가 필요하다는 사람들의 말도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득점만 신경 쓰는 이기적인 선수가 되기보다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하는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챔프전에 이어 정규리그도 우승하면서 내 방식도 통한다는 걸 증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마레이가 골밑에서 외곽으로 빼준 패스를 슈터 유기상(25) 등이 3점슛으로 연결시킬 때가 많다. 마레이는 “팀이 필요로 할 때는 20점 20리바운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혼자 공을 만지는 농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팀에 좋은 슈터가 많기 때문에 그걸 이용하면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는 재계약 또는 다른 리그 진출을 위해 자신의 득점력을 뽐내는 데 집중할 때가 많다. 골밑 수비 등 궂은일을 하지 않으려는 외국인 선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팀도 여럿 있다. 하지만 마레이는 “한국 리그에서 우승하려면 수비를 열심히 해야 한다. 팀의 우승이 곧 선수의 성공이다. 그리고 감독님이 나를 좋아하게 되면 연봉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며 웃었다. ‘팀 퍼스트’ 정신으로 LG에 녹아든 마레이는 구단 역사상 최장수 외국인 선수다. 지난 시즌부터는 부주장도 맡고 있다.

마레이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외국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베스트5, 최우수수비상, 리바운드상, 스틸상까지 받으며 5관왕에 올랐다. 마레이는 강력한 골밑 장악력을 바탕으로 LG를 2년 연속 프전 정상으로 이끌겠단 각오다. 그는 “챔프전 우승까지 해야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할 수 있을 같다”고 했다. LG는 23일 안방에서 정규리그 5위 소노와 4강 PO 1차전을 치른다. LG 구단은 4강 PO 1차전을 하루 앞둔 22일 조상현 감독 및 코치진과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연봉 등 구체적인 조건은 상호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4강 PO의 또 다른 대진에선 정규리그 2위 정관장과 6위 KCC가 맞붙는다. 양 팀의 1차전은 24일 정관장의 안방인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다.

창원=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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