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지진 경보 시스템, 정부 관측망과 성능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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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UC버클리 연구팀 실증 확인
경보 받은 85% “흔들림 느껴”
저비용으로 지진 인프라 보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반 지진 경보 시스템이 3년간 1만1231건의 지진을 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반 지진 경보 시스템이 3년간 1만1231건의 지진을 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코리아
3월 미얀마에서 규모 7.7 지진으로 약 5000명이 사망했다. 2023년 규모 7.8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에서는 약 5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진이 감지됐을 때 인명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재빨리 경보 시스템을 울려 사람들이 대피할 시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문제는 진동을 흡수하거나 분산시키는 내진 설계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지진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기술은 부족하다는 점이다. 보편화된 스마트폰 센서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지진 경보에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돼 시스템이 개발됐지만 실제 효과는 불분명했다.

이 가운데 리처드 앨런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지구·행성과학부 석좌교수 겸 구글 연구원 연구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반 지진 경보 시스템(AEA)이 실제 지진 관측망과 비슷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대규모 실증을 통해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1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AEA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 내장 센서로 지진을 감지한 뒤 경보를 울리고 사용자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AEA는 기존 지진 감지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지진파 정보를 분석해 지진을 감지한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가속도 센서가 지진파인 P파(1차파)와 S파(2차파)로 발생한 이상 진동을 감지한다. 특정 지역에서 이상 진동이 발생했다는 신호가 구글 서버로 전달되면 해당 지역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경보를 받게 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개발된 시스템은 2021년 4월 1일부터 2024년 3월 31일까지 총 1만1231건의 지진을 감지했다. 튀르키예에서는 규모 1.9∼7.8 지진을 매달 평균 312회 감지했고 98개국에서는 규모 4.5 이상의 지진을 월 60건 이상 감지했다. 사용자 피드백에 따르면 경보를 받은 사람의 85%가 흔들림을 느꼈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AEA는 국가가 운영하는 경보 시스템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규모 경보를 발령할 수 있다”며 “AEA는 저비용으로 국가 경보 시스템을 보완하고 지진 관측 인프라가 부족한 사각지대를 메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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