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타워 가득 채운 해주항아리…유물로 만나는 ‘북한의 옛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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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전시장에 들어서면 유물로 가득 찬 6개의 수장타워에 압도된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의 개방형 수장고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그 사이를 거닐면서 유물과 마주하는 경험이 새롭게 다가온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해주항아리 수장타워다. 김의광 목인박물관 목석원 관장이 기증한 232점 가운데 88건이 모여 있다. 해주항아리는 20세기 초 황해도 해주에서 제작된 백자로 생활용품이자 장식품으로 남한 지역에서도 널리 사용됐다. 실용적인 형태에 동물, 식물, 산수, 누각 등 다채로운 문양을 자유롭게 표현한 것이 특징으로, 개중에 ‘김치 항아리’라고 적힌 것도 있어 친숙함이 느껴진다. 12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최한 특별전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은 광복 이전 북한 지역 민속유물 316건 346점을 선보인다. ‘제로’는 새로운 이해를 위한 시작점을 뜻한다. 박물관은 “북한을 낯선 존재가 아닌 같은 역사와 문화의 토대 위에서 형성된 또 하나의 삶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데서 이번 전시의 의미가 출발한다”고 설명한다. 전시에선 낯선 듯하면서도 익숙한 북한 지역의 생활상을 다양한 유물을 통해 볼 수 있다. 북한 지역의 반닫이(앞면 상판의 반을 아래로 젖혀 여닫게 된 궤), 해주반(밥상), 봉산탈춤·북청사자놀음과 같이 민족 행사에 쓰이는 다양한 탈들이 전시된다. 개중엔 북한 지역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는 물건이나 풍속들이 있어 신선한 충격을 준다. 평양의 여러 명소를 그려낸 ‘평양성도 8폭 병풍’와 같이 가깝지만 먼 이북의 과거 풍경을 그려낸 그림도 다수 볼 수 있고, 그밖에 지도와 사진 등 다양한 자료로 북한 지역 민속을 복원한다.아쉬운 점도 있다. ‘북한’ 민속 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분단 이후 북한 체제 전시품은 10여 점밖에 불과하다.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은 “분단 이후의 북한 민속에 대해선 앞으로의 과제로 남았다”며 “분단 이전의 북한 민속으로 동질성을 이해하면서 북한 지역, 문화 이해의 출발점으로 삼고 우리 사회에서 북한 민속문화, 생활 문화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내년 2월 14일까지.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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