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제 속에 막을 내린 MBC ‘지금 거신 전화는’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주의 처분을 내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20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지금 거신 전화는’ 등 39건에 대해 법정제재 등을 의결했다.
‘지금 거신 전화는’는 1회에서 수어 희화화 논란에 휩싸였다. 극중 수어 통역사인 홍희주(채수빈)가 뉴스를 통역 중 ‘산사태’의 ‘산(山)’을 수어하는 과정에서 방송 송출 오류가 걸렸다는 설정으로 가운뎃손가락을 반복적으로 들어올리는 듯한 장면으로 방송에 송출됐다.
이와 관련해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시청자는 “비장애인이 청각장애인의 소통 수단인 수어를 이런 식으로 모욕하고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는 농인과 수어를 희화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일부 수어 장면으로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 제작진은 ‘지금 거신 전화는’이 수어를 부적절하게 다루어 농인들과 한국 수어를 희화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 간의 ‘소통’을 중요한 테마로 삼아 기획한 작품으로, 농인들의 소중한 소통 도구인 수어를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불찰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한편 방심위는 ‘지금 거신 전화는’ 외 KBS 2TV ‘개는 훌륭하다’에 대해서도 “반려견 도축사건 영상을 사용해 해당 피해 충격을 상기시키게 해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방송했다”며 주의를 의결했다.
SBS ‘런닝맨’, MBC ‘놀면 뭐하니?’, KBS 2TV ‘1박 2일’ 등에 권고 조치를 내렸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