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
“하마스는 ‘이스라엘 절멸’ 목표 테러조직”
유엔 직원, 가자지구서 사망
“하마스, 민간인을 인간방패”
“테러리스트와 휴전은 끝났습니다.”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이스라엘대사가 2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공습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휴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지난 17일 밤(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하기 시작했다. 19일에는 지상 작전도 재개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하마스는 이스라엘 전멸을 목표로 하는 단체”라며 “전쟁을 통해 외국인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바로 이웃나라를 멸절시키려고 하는 테러 단체를 바로 옆에 두고서 견딜 수 있는 국가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그러면서 “1단계 휴전 기간 하마스의 고위 간부가 ‘또 다른 10월 7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고 다닌다”면서 하마스의 위협을 주장했다. 10월 7일은 이번 가자지구 전쟁의 원인이 된 2023년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날이다. 그는 이어 “하마스는 휴전을 이용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대원들을 모집하는 등 또 다른 공격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르파즈 대사는 “인질을 되돌려보내면 휴전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질 귀환이라는 약속을 하마스가 계속 거부하고 있어 재공습이 발생한 것”이라며 “우리 인질들이 가자지구에 1년 넘게 억류되는 동안 말도 못 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절대적인 우방국인 미국의 국무부는 “기회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빨리 닫히고 있다”면서 하마스를 압박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영상 연설에서 “인질들을 돌려보내고 하마스를 제거하면 다른 선택지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보건부가 사망자 대부분이 노인과 여성 등 무고한 시민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하르파즈 대사는 “국제법에 근거해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겨냥하지 않는다”며 “오직 테러 단체만을 겨냥한다”고 답했다. 이어 “하마스가 시민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한다”며 “하마스가 병원, 학교, 유치원, 유엔 사무소, 일반 가정집에 숨어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사업서비스기구(UNOPS)는 가자지구에서 구호 작업을 하던 불가리아 국적의 직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라면서도 관련 책임은 부인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특히 하마스가 구호 물품을 도중에 가로채는 것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단계 휴전 때 2만5000대 트럭이 음식과 연료, 의료 장비 등을 싣고 가자지구에 들어갔다”며 “주민들에게 전달됐다면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하마스가 지원 물자를 중간에서 착복해 테러 자금으로 비축하고 있다”며 “인도주의 위기라는 표현은 하마스의 선전 문구”라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내 정치에 활용하기 위해 이번 재공습을 이끌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이를 두고 하르파즈 대사는 “문제를 호도하고 있다”며 “진짜 문제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인 인질을 붙잡고 있고, 끊임없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테러를 일으키려고 하는 그 단체가 있다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