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강화’ 건보 수가 변경 추진
병원들 영상검사로 두배 수익 얻어… 2년내 1.1배로 낮춰 2조 확보 예정
내과도 10분 이상 진료땐 수가 2배… 복지부, 내주 심의위서 혁신안 확정

보건복지부는 1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왜곡된 건강보험 수가 체계를 바로잡아 소아·중증·응급 등 필수의료 분야 기피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우선 혈액·소변 등 검체 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CT처럼 병원이 쓴 비용 대비 건보 지출이 많았던 항목의 수가를 인하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2조 원 이상의 건보 재정을 절감하고 1조 원을 더 투입해 총 3조 원 이상을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쓸 방침이다.
● CT·MRI 지출 절감해 필수의료 투자
이렇게 절감한 건보 재정은 진찰료와 중증·응급, 분만·소아 등 필수의료 분야에 투입된다. 우선 상급종합병원과 소아청소년과에서 15분 이상 심층 진료를 하면 초진 기준 수가를 최대 3배로 인상할 방침이다. 또 고령의 만성질환자가 많은 내과는 10분 이상 진료하면 수가를 현재의 2배로 높일 계획이다.
정부가 진찰료 수가 책정 기준을 손보는 건 2007년 이후 19년 만이다. 국내 평균 진료시간은 4.3분으로 환자들이 충분한 진찰과 상담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진료 시간은 기본적으로 의사가 판단하지만, 환자가 요청하면 심층 진료를 받게 할 계획이다. 병원이 진찰료를 청구할 때 진료 시작과 종료 시각을 기재하도록 하고 허위 청구가 의심되면 현장 조사를 나갈 방침이다.
또 지역의사제로 선발한 학생이 의무 복무하는 ‘의료취약지’ 등의 수가를 올려 대도시나 수도권과 차등화할 계획이다. 특히 인구감소 지역으로 분류된 84개 시군구는 입원 및 진찰료에 가산 수가를 적용할 방침이다.● 영상의학과 등 반발 “검사 늘리는 부작용 우려”이번 건보 수가 개편에 따라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도 달라질 예정이다. 가령 동네의원 초진 진찰료는 1만8840원이며, 이 중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30%다. 앞으로 진찰료 수가가 인상되면 본인부담금도 따라 오르게 된다. 반대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CT·MRI 검사는 환자의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유정민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심층 진찰료 수가가 2, 3배 인상되면 환자의 본인부담금도 2, 3배 인상되는 것이 맞다”면서도 “그 대신 혈액 검사 등의 비용이 줄어들면 총의료비 부담은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필수의료 분야에서는 이번 혁신안을 환영했다. 배정민 영남대병원 외과 교수는 “병원 경영진이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의료진을 충원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가 삭감의 영향을 받는 영상의학과, 내과 등에서는 반발이 나온다.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장은 “CT·MRI 수가를 일괄 낮추면 병원은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검사 횟수를 더 늘리려고 할 것”이라며 “영상 검사도 중증 응급 환자에 대해선 가산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복지부는 다음 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혁신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수가 개편이 건보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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