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사이에 두고
북쪽선 ‘이재명 대표 수호’
남쪽에선 ‘법원 판결 옹호’
서울의 중심 광화문광장이 보수와 진보가 대치하는 갈등의 현장이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다음 날인 16일 광화문광장은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을 사이에 두고 두 갈래로 나뉘었다. 이 대표에 대한 지지와 현 정권을 규탄하자는 세력이 광장 북쪽에서 집결하자 남쪽에서는 보수 세력이 법원 판결을 옹호하며 정권 수호를 외쳤다.
이날 민주당을 비롯해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5개 야당과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은 광화문광장 북쪽(광화문 앞)에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오후 4시 30분부터 시작된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국정농단 규명하라’ ‘김건희특검 수용하라’ ‘윤석열을 규탄한다’ 등이 적힌 인쇄물을 들고 모여들었다. 비가 내린 탓에 우산을 들고 이동하면서 도보 통행 중 시야 확보가 어려웠지만, 경찰 통제하에 통행 흐름이 비교적 양호했다.
이날 광화문광장 남쪽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자유통일당, 전국안보시민단체연합 등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이재명 구속 촉구 광화문국민혁명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민주당 주도 장외집회를 약 한 시간 앞둔 이날 오후 3시부터 집회를 열고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환호했다.
경찰은 양측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동대 인력 2000여명을 투입했다. 양측의 대치에도 강도 높은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아 경찰에 연행된 참가자는 없었다.
다만 양측이 설치한 확성기에서 높은 데시벨(dB)의 소음이 발생하면서 소음공해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다수 목격됐다. 양측 집회가 동시에 진행된 오후 5시께 집회장소 인근에서 측정한 소음은 90dB을 훌쩍 넘었다.
양측이 사직로와 세종대로의 편도 전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하면서 광화문 인근에 심각한 교통 정체를 유발하기도 했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오후 7시 30분 기준 사직로(정부서울청사~광화문)와 세종대로(청계광장~세종대로사거리) 등 집회 장소 통행 차량 속도는 시속 4km로 정체를 보였다. 민주당 장외집회 참가자들이 시민사회 연대 집회 종료 후 조계사와 종각역, 을지로입구 방면으로 시가행진을 진행하면서 행진이 진행된 도로에서 통행 차량 속도가 시속 5km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