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위 부자 도시될 것" 이라던 여수…지금은 돈도, 사람도 떠났다

5 hours ago 1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는 2015년 “여수가 10년 내 세계 10위 부자 도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예측치를 기준으로 세계 10대 부자 도시 후보군을 선정한 결과다. 전남 여수는 노르웨이 오슬로와 카타르 도하, 중국 마카오 등에 이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동아시아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발전 가능성과 여수 엑스포 개최 등 인지도 상승이 근거였다.

현재 여수는 10년 전 ‘장밋빛 전망’과는 딴판의 도시가 됐다. 2021년 여수에서 걷힌 5조7000억원의 국세는 지난해 3조원대 초반대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여수국가산단 입주 기업들의 실적이 고꾸라진 탓이다. 대기업이 휘청이니 납품하던 중소기업과 지역 상인의 세수도 줄었다. 소득이 감소하자 2015년 29만 명이 넘으며 30만 명 진입을 눈앞에 두던 여수 인구는 26만 명으로 주저앉았다.

정부와 전라남도, 여수시가 함께 모여 지난해 하반기 지원책 논의를 시작한 이유다. 여수상공회의소 등 지역 산업계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여수를 지난 5월부터 2027년 4월까지 2년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여수시도 민생 회복 명목으로 957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지역 산업계에선 지원안의 실효성을 두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정부가 집중 지원하기로 한 친환경 석유화학 설비 도입과 그린수소, 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은 초기 투자 비용이 큰 데다 단기간 수익을 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기업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일수록 신사업 전환에 어려움이 크다. 정부가 설정한 2년 기한 내로 산업 구조 전환을 달성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계에선 여수의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70%대로 떨어진 공장 가동률부터 높이는 게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장을 가동하려면 수출길을 열어야 하고, 수출하려면 가격 경쟁력이 담보돼야 한다. 전기료 인하 등 원가 경쟁력 확보 방안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