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젠틀몬스터·크래프톤
기업 신사옥 잇따라 착공 호재
상가건물 3.3㎡ 3억 넘게 팔려
강남 못지않은 핵심상권 부상
1만가구 성수정비구역 개발
배후주거 결합땐 가치 더 올라
MZ세대의 '팝업스토어(임시 매장)' 성지로 각광받고 있는 서울 성수동이 MZ세대의 '업무지구'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3.3㎡(약 1평) 호가가 4억원까지 오른 성수동 연무장길 중심 상권에서 오피스가 들어서는 남측과 북측으로 상권이 넓게 확장되고 있다. 향후 크래프톤과 같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이 들어서고 성수전략정비구역까지 신축 단지로 완성되면 고급 주거와 대기업이 즐비한 '차세대 강남'이 될 전망이다.
지난 21일 하나은행은 서울 성동구에서 자사 VIP 고객을 대상으로 '성수동 상권 투어'를 진행했다. 한 주 새 급격히 쌀쌀해진 날씨에도 고액 자산가 60여 명이 참석했다. 상권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2호선 성수역 근처 △북성수 △동연무장 △서연무장과 뚝섬역·서울숲역 근처 △뚝섬 주변 상권이다.
메인 상권은 성수역 남측 서연무장길. 성수 열풍을 이끈 대림창고를 기점으로 기업 팝업스토어와 대형 옥외광고가 이어진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센터장은 "레트로한 분위기의 카페들이 모인 동네로 알려지기 시작한 성수동은 10년을 훌쩍 넘긴 현재, 팝업의 성지로 불리며 한국 최고 상권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연무장길 상권 건물들은 3.3㎡당 3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부터 실리콘밸리 기업 팰런티어까지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성수동 연무장길 팝업스토어를 찾고 있다. 그만큼 임대료도 천정부지. 연면적 853㎡ 건물의 월 임대료가 2억원이고, 외벽 광고비는 1시간에 1000만원이다.
기업들이 거액의 임차료를 지불하고도 팝업스토어를 여는 이유는 홍보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팝업스토어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한정판 굿즈가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된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MZ세대와 홍보 효과를 노린 인플루언서가 몰리고, 이들이 인스타그램 등에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홍보가 되는 것이다.
성수동 연무장길은 넓은 도로변과 대형 필지, 평지라는 팝업스토어를 열기에 최적화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연무장길이 확장되며 건대입구역과 가까운 동쪽 지역까지 팝업스토어가 들어서고 있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음식점, 카페들은 건대입구역 근처나 뚝섬역 근처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여전히 상권 전망을 밝게 본다. 무신사, 크래프톤 등 트렌디한 IT·뷰티패션 업계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성수역 병기권을 확보해 '무신사역' 브랜딩을 추진 중일 정도로 성수동 투자에 적극적이다. 무신사는 마스턴투자운용과 손잡고 성수동 용지 개발에 나섰는데, 내년 상반기에는 대형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를 열 예정이다. 젠틀몬스터·탬버린즈로 인기가 많은 글로벌 패션 기업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성수동에 신사옥을 마련했다. 게임업체 크래프톤은 이마트 성수점 용지에 지상 17층 규모로 신사옥을 짓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에는 재개발 사업을 통해 9428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향후 재건축이 완성되면 대규모 고급 주거타운이 형성된다.
다만 성수동 상권은 100억원 이하 매물이 귀할 만큼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는 점, 일반상업지역이 아닌 준공업지역이라는 점 등은 한계로 꼽힌다.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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