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의 방송 진행자 중 한명과 연루된 성 스캔들을 회사 임원들이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본 내 수십개의 주요 기업이 후지TV 광고를 철회했다고 홍콩 사우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이 스캔들은 후지TV의 한 여성 스태프가 인기 남성 밴드 SMAP의 전 멤버이자 현재 후지 진행자인 나카이 마사히로에게 성상납 당했다는 내용이다.
주간지 주간문순는 지난해 12월 나카이와 한 여성이 2023년 저녁 파티에서 벌어진 성폭행 혐의에 대해 9000만엔(8억3000만원)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나카이는 당시 성명을 통해 ‘스캔들’에 대해 합의를 인정하면서도 폭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은 부인했다.
스캔들 때문에 주요기업들이 광고를 즉각 철회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회사 측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에 분노했다.
완성차 업체인 닛산·도요타, 화장품 제조사 시세이도, 소매업체 세븐앤아이 홀딩, 생명보험사 메이지 야스다와 같은 주요 기업이 후지 TV에서 광고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50개 이상의 회사가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지난 17일 후지 TV사장인 미나토 고이치는 사과했고 보도가 나오기 약 6개월 전에 문제를 알게 됐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앞서 주간문순은 최신호에서 익명의 후지TV 여성 아나운서의 주장을 인용, 2023년 만찬 파티에 연루된 회사 고위 임원이 나카이와 후지 TV를 위해 다른 유사한 파티를 주선했다고 전했다.
이 아나운서는 “편성부장을 통해 (다른 남성 연예인에게) 성상납 당할 뻔했다”고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