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라더니 영화 속 킬러대사?”…美 국방장관, ‘펄프 픽션’ 낭독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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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서 격추된 F-15E 조종사 구조작전 소개하다 영화 문구 인용
펜타곤 “맞춤형 기도문” 해명했지만…배넌도 “종교 언급 줄여라”

[워싱턴=AP/뉴시스]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16일(현지 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이란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6.04.16.

[워싱턴=AP/뉴시스]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16일(현지 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이란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6.04.16.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펜타곤 예배에서 구조작전 기도문이라며 읽은 문구가 영화 ‘펄프 픽션’의 대사와 겹치면서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종교적 수사를 앞세운 그의 발언이 이란 전쟁 관련 군사 메시지까지 흐리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의 더힐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전날 펜타곤 예배에서 이달 초 이란 상공에서 격추된 미군 F-15E 전투기 조종사 구조 임무를 언급하며 구조부대의 기도문인 ‘CSAR 25:17’을 소개했다. 그는 이 문구가 성경 에스겔 25장 17절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한 뒤, “추락한 조종사의 길은 이기적인 자들의 불의와 사악한 자들의 폭정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식의 문장을 참석자들과 함께 낭독했다.

문제는 이 대목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펄프 픽션’에서 새뮤얼 L. 잭슨이 상대를 쏘기 직전 읊는 유명 독백과 거의 같다는 점이었다. 실제 성경 구절은 훨씬 짧고 표현도 다르다. 온라인에서는 헤그세스 장관이 영화 대사를 사실상 성경처럼 읽은 것 아니냐는 조롱이 이어졌다.

펜타곤은 즉각 방어에 나섰다. 숀 파넬 대변인은 엑스(X)에 올린 성명에서 해당 문구는 이란에서 공군 조종사를 구출한 구조부대 ‘샌디-1’이 사용해온 맞춤형 기도문이며, 영화 대사 역시 에스겔서 25장 17절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헤그세스 장관이 성경 구절을 잘못 인용했다고 하는 것은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헤그세스 장관을 향한 피로감은 오히려 커지는 분위기라고 더힐은 전했다. 그는 최근에도 브리핑에서 기자들을 신약성서의 바리새인에 빗대는 등 기독교적 표현을 반복해 비판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은 16일 공개 발언에서 “신약성서 언급으로 브리핑을 시작하지 않겠다”며 “펜타곤에서는 군사 브리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진영 내부에서도 종교 수사가 군사 메시지를 덮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 셈이다.

이번 논란은 헤그세스 장관이 펜타곤에서 매달 예배를 열고, 군사작전 설명에도 종교 색채를 강하게 입혀온 데 대한 반발이 누적된 결과로도 해석된다. 이란전처럼 군사적 긴장이 높은 시기일수록 상징과 신앙보다 작전 설명과 책임 있는 메시지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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