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피곤해서 못해먹겠네…야밤에 덮친 침체 공포에 계좌잔고 우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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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수요감소에 재고 늘어...PMI 사실상 악화
애틀란타연은 3분기 성장률 2.5%→2.0% 하향
유가 4.36% 급락...작년 12월 이후 최저
골드만삭스 내년 구리값 전망 3분의 1 내려
엔비디아 9.5%폭락…‘반독점 조사’ 법무부 소환장
침체 우려에 시장 이달 연준 빅컷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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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이어져 온 ‘9월 침체 공포’가 올해도 반복되나.”

월가가 9월 개장 첫 날부터 파랗게 질렸다. 미국 노동절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3일(현지시간) 증시부터 원자재까지 무차별적 폭락장이 펼쳐졌다.

역사적으로도 매년 9월은 하락장이 대세였는데, 한 달만에 불거진 경기침체 악재가 더블 펀치를 날렸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고공행진하던 엔비디아 등 기술주 하락이 두드러졌다. 한동안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년 넘게 급등세를 이어온 테크주들이 하락 폭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멀버리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기침체 우려가 가장 고평가된 섹터를 먼저 강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10% 가까이 폭락했지만 연초 대비로는 118% 오른 상황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종합지수가 47.2를 기록해 5개월 연속 경기 위축(50미만) 국면을 이어갔다. 세부 내용은 더 암울했다. 가장 중요한 세부 항목인 신규 수주는 44.6을 기록해 지난해 5월 이후 1년 3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생산은 전달보다 1.1포인트 하락한 44.8로 악화했고, 고용은 46.0으로 전달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50을 밑돌았다.

티머시 피오레 ISM 회장은 “통화정책과 대선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고, 수요가 계속해서 낮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날 제조업 불황 소식이 전해지자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2.5%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7월 26일 전망치(2.8%) 이후 최저치다.

특히 일본 증시가 동반 폭락하면서 지난 달 급락장에서처럼 ‘앤캐리 트레이드’ 청산 물량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개장하자마자 하락세를 이어가 개장 직후 1000포인트 이상 하락 폭을 기록했으며, 이후 하락 폭을 더욱 키운 채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반도체 관련 종목의 하락세가 컸다. 대표 반도체 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은 8.55%, 스크린홀딩스는 8.92% 각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초 벌어진 증시 급락 사태와 유사한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마스자와 다케히코 필립증권 트레이딩 헤드는 닛케이에 “8월 시세 급락 국면에서의 충격이 아물지 않은 투자자가 많아 과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발표된 미국 주요 지표 결과에 따라 증시가 급등락하는 모습이 이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다만 앤캐리 청산 영향은 지난달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에 민감한 원자재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대비 4.36% 하락한 배럴당 70.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리비아 원유 생산 차질이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는 점도 하락을 더했다.

경기 바로미터로 불리는 구리값은 현물기준 이날 2.7% 급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구리값이 중국 수요 위축 등으로 내년에 톤당 평균 10만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이전 전망치보다 약 3분의 1 낮춘 가격이다.

월가에서는 적어도 오는 6일 8월 고용보고서 발표까지 극심한 변동성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톰 리 펀드스트랫 설립자는 미국 주식시장이 앞으로 8주 동안 혼란을 겪을 것이고 약 7~10% 하락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날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33.25% 급등한 20.72를 기록했다.

이날 급락이 ‘9월 징크스’ 때문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팩트셋 리서치가 최근 10년간 S&P500지수의 월별 수익률을 비교해본 결과, 9월은 평균 2.3% 손실을 기록하며 연중 실적이 가장 저조한 달이다.

침체 우려가 커지자 AI 회의론이 다시 부상하면서 AI 선두주자 엔비디아는 이날 9.53% 폭락해 무려 2789억달러(약 374조원)의 시장 가치가 증발했다. 특히, 미 정부가 엔비디아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주가를 더욱 끌어내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법무부가 엔비디아와 일부 다른 기업들에 반(反)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에 대한 소환장을 보냈다고 이날 보도했다. 소환장을 송부함으로써 법무부의 조사는 정식 고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침체 우려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폭이 빅컷(0.5%포인트)으로 기대하고 있다.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1%포인트 인하가 유력하다. 올헤 세번 연준 회의에서 한번 빅컷, 두번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하를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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