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코로나 사태후 600명 부족”
정부에 비자발급 대상 포함 건의
서울시내 마을버스에 외국인 운전기사를 채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17일 서울시는 외국인 마을버스 운전기사 도입을 위해 정부에 비전문취업(E-9) 비자 발급 대상으로 ‘운수업’을 포함시켜 달라고 공식 건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국무조정실에 건의안을 제출했고, 외국인 비자 발급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가 국조실로부터 건의안을 전달받아 현재 검토에 들어갔다.
건의안 내용은 E-9비자 발급 대상에 운수 업종을 넣고 취업 활동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해 달라는 것이다. E-9비자는 제조업·건설업·농업·어업·서비스업·임업·광업 등에만 적용되고 있다. 현재도 외국인이 방문취업(H-2), 재외동포(F-4) 비자 등으로 운전기사 취업은 가능하지만, 서울 마을버스 운전기사 중 외국인 비율은 2%에 미치지 못한다. 외국 국적 동포나 결혼이민자 등에게만 발급되기 때문에 대상이 제한적이고, 발급 대상이어도 연고가 없으면 비자가 쉽게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구인난에 시달린 버스업계에선 외국인 운전기사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 왔으나 서울시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미얀마·캄보디아 등 16개 고용허가제 송출국의 비자 문제만 풀리면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용부 검토 단계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중에 비자 문제가 풀린다면 내년 안에 시범사업 형태로 일부 채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운수 종사자 부족 비율은 급격히 늘었다. 운수업 종사자들이 급여가 높은 배달업으로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마을버스운송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1대당 적정 운수 종사자 수는 2.2명인데, 지난달 기준 마을버스 기사 부족 인원은 600명에 달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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