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인재를 우선 모집할 국가로 지목했다. 이 지역 유학생들을 유치해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금융, 반도체 분야 인력으로 양성한 다음 TSMC 등 자국 기업에 취업시켜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베트남은 이를 자국 인재 양성의 기회로 보고 있다.
25일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대만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유학생 유치 사업인 '인텐스 장학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시작된 사업으로 대만 정부와 기업, 대학이 함께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프로그램 이수자들은 장학 기간(통상 2년)만큼 대만 내 기업에서 의무적으로 취업해 근무해야 한다.
유학생들에겐 항공료와 초기 정착비뿐 아니라 등록금, 생활비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엔 현지 대학 20여곳에서 400여명을 모집했는데 올해는 1000여명으로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유학생들은 대만 TSMC, UMC, 미디어텍, ASE 등의 반도체 기업에서 인턴십과 취업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합격자들은 국제 표준 연구실에서 공부하게 되고 대만 반도체 공급망 주요 기업들로부터 교육도 받는다.
반도체 분야에 주목하고 있는 베트남은 특히 이 프로그램에 관심이 높다. 보 쑤언 화이 베트남 국가혁신센터 부소장은 해당 프로그램이 자국 반도체 산업 인력을 양성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된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은 2030년까지 1만5000명의 마이크로칩 설계 엔지니어와 3만5000명의 생산·패키징 엔지니어를 양성하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해당 분야 엔지니어 5000여명을 확보한 상태다.
베트남엔 칩 60곳이 넘는 칩 설계 기업과 반도체 공급망 관련 기업 20여곳이 있다. 베트남 정부는 국방부 산하 최대 이동통신사인 비엣텔에 칩 제조 공장을 건설하도록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 부소장은 "단기간에 베트남 기업들이 반도체 공급망에 참여하는 수가 크게 늘었고 여기에는 패키징 테스트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들도 포함된다"며 "이는 베트남 기업들의 적극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국내 반도체 산업 발전 기회를 확대한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