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나타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완전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 위기 끝에 거래를 재개한 기업이지만,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에 불이 붙었다. 수년간 실적과 재무구조를 짓눌러온 베트남 사업이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8일 오전 10시22분 현재 효성사이언스는 전일 대비 500원(0.75%) 오른 6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 22.39% 급등한 8만2000원까지 치솟은 후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날까지 거래일 기준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날 효성화학은 1만5400원(29.84%) 오른 6만70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 4만6600원이던 주가는 6일 10.73% 오른 데 이어 전날 다시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날 주가에 불을 붙인 것은 실적 급반등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효성화학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분기 만에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파격 전망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평가이익이나 일회성 환율효과뿐만 아니라 폴리프로필렌(PP) 판매가격 상승, 프로판 원가 래깅 효과, 베트남 설비 가동 안정화, 지난해 말 조기 정기보수 효과가 동시에 맞물린 영업 레버리지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시선은 단순한 분기 실적 개선보다 베트남 사업의 변화에 쏠린다. 효성화학은 베트남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PP 생산과 프로판 탈수소화(DH) 설비를 구축했지만, 중국발 공급과잉과 석유화학 업황 악화가 겹치면서 손실이 누적됐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차입금 부담까지 불어나면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2024년 말 연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80억원으로 내려앉으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고 주식 거래도 정지됐다. 이후 특수가스사업부와 온산 탱크터미널을 매각하고, 베트남 법인 지분 매각과 외부 자본 유치를 추진했다. 효성화학은 이 같은 경영개선계획을 통해 총 1조6414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화학은 대규모 자구책 끝에 지난달 15일 약 1년 3개월 만에 거래를 재개했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남아 있었다. 알짜 사업 매각과 자본 확충으로 급한 불은 껐어도 본업의 수익성이 회복될지는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실제 거래 재개 첫날 주가는 29% 급락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화학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3억원에 그쳤지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이미 512억원으로 회복됐다"며 "지난해 1분기와 4분기에 각각 521억원, 73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1분기는 사실상 손익분기점 회복을 확인한 분기"라고 평가했다.
특히 과거 최대 부담이었던 베트남 PP·DH 설비가 실적 회복의 핵심으로 지목됐다. 3월부터 업황이 개선되며 적자 폭이 크게 줄었고, 설비 가동 안정화와 스프레드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북미산 셰일가스 기반 액화석유가스(LPG) 조달 확대에 따른 원료 경쟁력 강화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한 저가 프로필렌 확보 가능성, 폴리케톤의 전기차·휴머노이드 분야 적용 확대를 투자 포인트로 꼽혔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6월 말 2000억원 규모의 영구채가 반영될 경우 회계상 자본 확충 효과가 발생한다"며 "여기에 2분기 영업이익 흑자가 동반되면 자본은 증가하고 순차입금 부담은 완화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 말부터는 이익 회복과 자본 확충이 동시에 반영되는 첫 번째 재무구조 개선 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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