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나미술관 고상우 개인전
실험실 토끼, 동물원 얼룩말 등
고통빋는 생명 마주하며 작업
분홍색 안대를 한 푸른 토끼 한 마리가 정면을 응시한다. 인간의 미용을 위해 3000번의 화장품 임상 실험을 견디다 시력을 잃은 토끼 ‘랄프’다. 작가는 시력을 잃은 토끼의 눈을 하트 모양 안대로 감싸 치유의 마음을 전하는 한편, 목에는 실험 횟수를 상징하는 ‘3K’ 금목걸이를 걸어 토끼의 희생을 드러낸다. 화면 위아래로 길게 늘어선 색색깔의 마스카라 브러쉬는 감옥의 창살처럼 세워져 있다. 미용을 위해 동물을 희생시키는 인간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셈이다.
서울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상우 작가의 개인전 ‘Still Breathing(아직 숨 쉬고 있다)’은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 속에 고통받는 동물들에 대한 애도이자 기록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멸종위기종이나 학대받는 동물들을 디지털 페인팅으로 형상화했다.
전시장에는 2023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부모를 여읜 후 동물원을 탈출했던 얼룩말 ‘세로’, 밀렵꾼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역설적으로 뿔이 잘려 나간 코뿔소의 그림이 걸려 있다. 작가는 동물들과 직접 눈을 마주치며 교감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대상과 눈이 마주치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야만 비로소 작업에 들어가는 작가는 작품 속 동물의 눈빛에 그들의 생명력과 사연을 담아낸다.
작품은 모두 푸른색으로 표현돼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작가는 사진의 명암을 반전시킨 네거티브 기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작가가 미국 유학 시절 동양인으로 겪은 인종차별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노란 피부색을 반전시키면 나타나는 파란색에서 소외된 사회적 약자의 정체성을 발견한 것이다.
작가는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정밀한 수작업을 추가한다. 30MB의 사진 파일을 10GB까지 키운 뒤, 태블릿에 동물의 털 한 올 한 올을 극사실주의 회화처럼 디지털브러쉬로 그린다. 이렇게 탄생한 그림은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허문다.
인간과 다르게 국경을 자유롭게 오가는 물범들도 눈길을 끈다. 백령도 북방한계선(NLL)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점박이물범을 그린 연작 ‘국경 없는 얼굴들’도 선보인다. 이는 백령도 현장 조사와 촬영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작가는 “인간에게는 군사적 긴장의 공간이지만 물범들은 여권도 비자도 없이 남북과 중국의 바다를 자유롭게 오간다”며 “물범이 평화를 상징하는 수호신 같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 제1호 거점동물원인 청주동물원과의 협력해 제작한 작품들도 공개된다. 선천적 부리 기형으로 야생에서 살아갈 수 없어 구조된 독수리 ‘하나’의 모습도 있다. 작가는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여전히 비상을 꿈꾸는 독수리의 눈빛을 화폭에 담아냈다.
작가는 “아직 이들이 숨 쉬고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동물의 고통을 넘어 생명 존중과 공존, 인간의 책임을 묻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전시는 5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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