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서울 중구에 들어서는 새 오피스 ‘충무로 남산N타워’가 다음달 준공된다. 이 건물은 ‘불닭볶음면’으로 잘 알려진 삼양식품이 올해 4분기부터 사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 오피스는 서울 남산을 조망할 수 있었던 하이엔드 오피스텔 ‘버밀리언 남산’을 오피스로 용도변경한 것이다. 도심권 오피스 공급이 부족해서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사업방향을 변경했다. 총 약정금액 1600억원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오는 10월 만기가 돌아온다.
삼양식품, 건물 2270억원 매입…‘사옥 목적’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피스 ‘충무로 남산N타워’ 관련 총 약정금 1600억원 장기차입금(본PF)이 오는 10월 19일 만기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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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업계) |
충무로 남산N타워 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충무로2가 53-2 외 14필지에 지하 6층~지상 15층, 연면적 2만836.36㎡ 규모 오피스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KCC건설이 시공하며, 다음달 준공 예정이다.
사업 시행은 남산피에프브이(PFV)가 맡고 있다. 해당 부동산을 매매하는 계약도 이미 체결됐다.
앞서 남산PFV는 남산N타워 오피스 등 부동산 일체를 NH투자증권(머큐리커머셜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7호 신탁업자 지위)에 2081억9500만원에 처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건물은 ‘불닭볶음면’으로 잘 알려진 삼양식품의 사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5월 16일 이 건물을 사옥 확보 목적으로 2270억원에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거래대금은 남산PFV에 현금으로 지급한다.
계약금(거래대금의 92.5%) 2100억원은 지난 5월 19일 지급됐다. 잔금(거래대금의 7.5%) 170억원은 오는 9월 19일 지급될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차입금 및 회사 보유자금을 통해 거래대금을 조달했다.
현재 삼양식품 본사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오패산로 3길 104)에 있다. 이 건물은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 근처에 있다.
삼양식품은 사세 확장에 따라 사옥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옥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역 인근으로 옮겨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인테리어를 한 뒤 올해 4분기 입주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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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양식품) |
이 오피스는 서울 남산을 조망할 수 있었던 하이엔드 오피스텔 ‘버밀리언 남산’을 오피스로 용도변경한 것이다.
고금리로 수익형부동산 수요가 줄어든 반면, 도심권 오피스는 공급부족 상태인 만큼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사업방향을 변경했다.
당초 오피스텔 버밀리언 남산은 단지 안에서 남산을 조망할 수 있고, 남산 예장자락공원을 산책로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하이엔드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미분양 상태가 이어졌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분양률이 30% 미만에 그쳤다.
서울권에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이 여럿 공급됐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공급이 많으면 그만큼 수요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서울에 공급된 오피스텔로는 아스티논현, 엘루크 서초, 디오페라 서초 해링턴타워, 르니드 서초, 여의도 그랑리세, 빌리브디 에이블 등이 있었다. 이밖에 생활형숙박시설 세운푸르지오G팰리스도 있다.
1600억원 약정 본PF, 오는 10월 19일 만기
반면 서울 오피스시장은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 서비스·투자 관리회사 컬리어스 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도심권역(CBD) 오피스 공실률은 4.4%로, 전분기 대비 0.1%포인트(p)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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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A급 오피스 공실률 추디 (자료=컬리어스) |
이는 자연공실률인 5%를 밑도는 수준이다. 자연공실률이란 공급과 수요가 균형인 상태에서 이론적으로 나타나는 최저 공실률을 말한다. 사용자의 이사 기간, 인테리어로 공사를 할 경우 자연스럽게 공실률이 발생한다.
공실률이 떨어진 반면 임대료는 상승했다. 올해 2분기 서울 도심권역 오피스 평균 임대료는 3.3㎡(평)당 13만373원으로 전분기 대비 1.8% 상승했다.
이에 남산PFV는 오피스텔보다 오피스로 개발하는 것이 더 수익성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감사보고서를 보면 분양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누적 분양수익은 작년 말 기준 1348억2708만원, 누적 분양원가는 983억5853만원으로 누적 분양이익은 364억6855만원이다.
남산PFV 관계자는 “오피스텔 시장이 2022년 하반기부터 안 좋아지다 보니 사업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오피스로) 변경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기존 수분양자에게는 분양대금을 환불해줬다”고 말했다.
남산PFV의 최대 주주는 부동산개발 및 투자회사 넥스트캐피탈(보통주 지분율 71.2%)이다. 이어 △부동산 개발업체 넥스트프로퍼티스(보통주 9.5%, 우선주 1종 14.2%) △KB부동산신탁(우선주 2종 4.5%) △IBK증권(우선주 2종 0.5%) 순이다.
넥스트프로퍼티스는 남산N타워 오피스 프로젝트 운영에 필요한 모든 자산 관리, 운영 및 처분에 대한 업무를 맡고 있다.
남산PFV는 프로젝트금융 차입금의 보증을 위해 지난 2022년 10월 KB부동산신탁과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했고, 이 계약에 따라 용지를 담보신탁했다.
이 신탁의 목적은 KB부동산신탁이 신탁부동산을 보전, 관리하고 채무 불이행시 환가, 정산하는 데 있다. 신탁부동산의 소유권 관리와 회사가 이행해야 할 책임 및 채무자가 부담해야 할 채무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또한 남산PFV는 프로젝트금융 차입금의 자금관리를 위해 지난 2022년 10월 KB부동산신탁과 자금관리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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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감사보고서) |
남산PFV가 부담하는 장기차입금(본PF) 총 약정금액은 1600억원이다. 트랜치별 대출약정 금액은 트랜치A 1200억원, 트랜치B 400억원이다. 만기는 오는 10월 19일 돌아오며, 만기 일시상환 조건이다.
실제 대출이 실행된 액수는 작년 말 기준 1381억8000만원이다. 트랜치A 953억원(신한라이프생명, 흥국화재), 트랜치B(IBK캐피탈, 한국캐피탈, 신한캐피탈) 400억원으로 나뉘어 있다.
각 차입처별 PF 대출금과 금리는 다음과 같다. △신한라이프생명보험 397억원(금리 6%) △흥국화재해상보험 556억원(금리 6%) △IBK캐피탈 250억원(금리 7%) △한국캐피탈 75억원(금리 7%) △신한캐피탈 75억원(금리 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