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르윈 디아즈가 27일 대구 롯데전에서 7회말 2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삼성 이성규(아래쪽)가 27일 대구 롯데전에서 2회 홈스틸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삼성 라이온즈가 '타격의 팀' 맞대결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낯선 투수를 상대로도 눌리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7-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삼성은 시즌 전적 27승 26패 1무(승률 0.509)가 됐다. 또한 롯데전 4연패에서도 탈출했다. 반면 롯데는 2연패를 기록하면서 시즌 전적 30승 22패 2무(승률 0.577)가 됐다.
경기 전까지 삼성은 팀 홈런 60개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었고, 롯데는 0.289의 타율로 이 부문 선두에 위치했다. 타격에 강점이 있는 팀끼리 정면승부에 나섰는데, 그 결과는 삼성의 승리였다.
이날 경기는 롯데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가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불펜피칭부터 시속 153㎞를 뿌리며 기대를 모은 그는 5회 2아웃까지 삼진을 9개나 잡아내며 구위를 증명했다. 하지만 삼성은 감보아의 투구 타이밍을 간파하고 KBO 역대 9번째 삼중도루(트리플 스틸)를 달성하며 2회에만 4점을 내 분위기를 잡았다.
삼성 구자욱(오른쪽 2번째)이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홈팀 삼성은 김지찬(지명타자)-이재현(유격수)-김성윤(중견수)-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강민호(포수)-류지혁(2루수)-박승규(좌익수)-이성규(우익수)의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주장 구자욱이 경기 전 훈련량을 늘리면서 벤치에서 경기를 출발했고, 대신 김성윤이 3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맞선 롯데는 장두성(중견수)-고승민(2루수)-빅터 레이예스(좌익수)-전준우(지명타자)-윤동희(우익수)-유강남(포수)-전민재(유격수)-나승엽(1루수)-손호영(3루수)이 스타팅으로 출격했다. 5월 타율 0.202로 주춤한 나승엽이 8번 타순으로 내려갔고, 감보아와 호흡을 맞출 포수는 유강남으로 낙점됐다.
1회 생소한 감보아의 공에 삼진 2개를 포함해 득점 없이 마감한 삼성. 그러나 2회 들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강민호가 우전안타로 나갔고, 2사 후 박승규의 안타와 이성규의 몸에 맞는 볼로 만루가 됐다. 여기서 김지찬이 친 느린 땅볼을 감보아가 제대로 송구하지 못했고, 롯데 내야진이 허둥대는 사이 2루 주자 박승규까지 홈으로 파고들어 2점이 들어왔다. 흔들린 감보아는 이재현에게도 볼넷을 허용해 다시 만루가 됐다.
김성윤 타석에서 감보아는 자신의 투구 루틴대로 글러브를 잡고 고개를 숙였다. 그 사이 3루 주자 이성규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포수 유강남이 소리를 질렀지만 타이밍상 막을 수 없었다. 그 사이 모든 주자가 뛰었고, 감보아는 3루로 뛰던 김지찬을 잡으려 했으나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롯데 감보아가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투구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이 플레이는 단독 홈스틸이 아닌 삼중도루(트리플 스틸)로 기록됐다. 이는 KBO 리그 44년 역사상 단 9번만 나온 기록이었다. 흔들린 감보아는 폭투까지 저지르면서 4점째를 내줬다. 그나마 김성윤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은 없었다.
감보아는 이후 흔들릴 듯 점수는 내주지 않고 넘어갔다. 3회에는 2사 후 강민호를 내야안타로 내보냈지만 류지혁을 1루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이어 4회에는 박승규와 이성규를 연속 삼진으로 잡는 등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하지만 삼성은 선발 아리엘 후라도의 역투 속에 리드를 이어갔다. 1회 선두타자 장두성을 안타로 내보냈지만 곧바로 견제사로 잡아냈고, 3회에는 유격수 실책으로 손호영이 나갔지만 장두성을 병살로 처리했다. 후라도는 큰 위기 없이 5회까지 흘러갔다.
롯데는 6회초 선두타자 고승민이 우익수 앞 안타로 출루했고, 레이예스까지 안타를 기록하면서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전준우의 3루수 앞 땅볼이 병살타로 연결되면서 삼성은 점수를 내주고도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후라도가 6이닝 8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고 내려간 뒤, 삼성은 타선이 다시 힘을 내며 쐐기를 박았다. 7회말 롯데가 마운드에 김진욱을 올린 가운데, 선두타자 김지찬이 좌익수 글러브를 맞고 옆으로 향하는 2루타로 출루했다. 이재현의 희생번트로 1사 주자 3루가 됐다.
삼성 르윈 디아즈가 27일 대구 롯데전에서 7회말 2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롯데 내야진이 전진수비를 한 가운데, 김성윤은 내야 큰 바운드로 3루수 키를 넘기는 이른바 '볼티모어 촙'으로 안타를 터트리면서 한 점을 달아났다. 이어 디아즈가 김진욱의 몸쪽 슬라이더를 공략,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21호 투런포를 폭발시키면서 점수는 7-1까지 벌어졌다. 이로써 디아즈는 한미일 1군 리그 통틀어 홈런 1위를 지키게 됐다.
8회초 롯데는 장두성이 내야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폭투로 2루로 향했다. 이어 레이예스가 삼성 3번째 투수 배찬승을 상대로 우익선상 2루타를 뽑아내면서 따라가는 점수를 올렸다. 2사 후 삼성은 투수를 김재윤으로 교체했지만, 5번 윤동희까지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4점 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삼성도 리드를 끝까지 지켰고,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