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허위 신고 9건에 경찰 2500명 헛걸음… 징벌적 배상금 물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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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건물 폭파 협박 신고가 접수된 15일 경찰과 군이 수색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카카오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전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 했다. 2025.12.15. [성남=뉴시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건물 폭파 협박 신고가 접수된 15일 경찰과 군이 수색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카카오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전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 했다. 2025.12.15. [성남=뉴시스]
지난해 12월 경기 성남시 카카오 사옥에 수제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카카오 직원 110여 명이 긴급 대피하고 경찰과 소방, 군 인력이 투입돼 사옥 전체를 3시간 동안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처럼 허위 신고로 인한 시민 피해와 공권력 낭비가 임계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023년부터 현재까지 주요 공중 협박 사건 민사소송을 전수 분석한 결과 9건의 허위 신고에 동원된 경찰력이 최소 2500명, 이에 따른 경찰 피해액만 2억4065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8월 30대 남성이 인천 김포 제주를 비롯한 전국 공항을 대상으로 폭탄 테러 글을 올린 후 경찰 특공대와 기동대 571명이 동원돼 피의자를 검거하기까지 18일간 인건비와 유류비 등 3250만 원의 손해액이 발생했다. 2024년 9월 경기 성남시 야탑역 흉기 난동 예고 때는 57일간 기동순찰대와 사이버수사대까지 480명이 출동해 5505만 원의 혈세가 낭비됐다.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일반 허위 신고까지 합하면 공권력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불어날 것이다.

이보다 치명적인 문제는 공권력이 헛심을 쓰는 만큼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치안 공백이 커진다는 점이다. 카카오 사옥 허위 폭발물 신고 당시엔 동판교 파출소 근무자들까지 폭발물 수색에 동원됐는데, 그 사이 교통사고와 의식을 잃은 응급 환자 발생 등 총 4건의 신고가 접수돼 인근의 다른 파출소 근무자들이 출동해야 했다.

119 허위 신고도 연평균 700건으로 긴급 구조가 필요한 시민들의 골든타임을 빼앗고 있다. 허위 신고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2020∼2024년 119 허위 신고 3538건 중 과태료를 물린 경우는 22건뿐이다. 허위 신고자들 중 상당수가 미성년자이고 단호하게 대처했다간 악성 민원에 시달릴 수 있어 적극적인 제재를 꺼린다고 한다.

경찰과 소방은 절박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는 귀중한 공공재다. 허위 신고는 불필요한 출동으로 막대한 자원을 탕진할 뿐만 아니라 대원들의 피로도를 높여 실제 긴급 상황 대응 역량을 떨어뜨리는 범죄다. 처벌 수위를 높이고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물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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