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늘어나는 불법 환치기, 실상 못 따라가는 정부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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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을 활용한 불법 외환거래(환치기)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가상자산과 관련된 환치기로 적발된 게 지난해에만 16건에 금액은 2조 3574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3월까지 4건에 5361억원에 이른다. 최근 5년간 적발 규모는 모두 10조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적발된 규모가 해마다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청을 중심으로 하는 단속 당국에 적발된 것 외에도 실제 불법 환치기는 더 많을 것이다. 과거의 환치기가 주로 단순 불법 송금이거나 국가 간 환율 차이를 노린 무등록 외환 거래 방식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불법과 탈법의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해외에서 현금을 받은 사업자가 국내의 다른 사업자에게 가상자산을 보내고 국내의 업자가 이를 거래소나 장외거래를 통해 원화로 바꾸어 다른 수취인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은행 망을 거치지 않아도 돼 정상적인 외환 송금 기록이 남지 않아 추적이 어렵다. 특히 미국 달러 가치에 연동된 테더(USTD)가 환치기 수단으로 많이 활용된다는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적발된 환치기 수법의 80% 이상이 가상자산을 이용했고, 이 가운데 90% 이상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했다.

언제나 단속에는 한계가 있고 범죄 수법은 갈수록 대범해지거나 지능화되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금과 중고차 등 실물 거래에도 스며들고 있다고 한다. 최근 적발된 금 밀수의 상당수가 테더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에 대해 당국이 감시 감독을 강화한다고는 하지만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다. 거래소를 거치지 않는 거래나 개인 지갑을 활용한 우회적인 거래는 즉각 파악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더구나 스테이블코인의 법적인 성격이 아직 분명하지 않아 대외지급수단인 외국환에 포함돼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관련 부처들이 단속 기법을 고도화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에는 이미 ‘범정부 불법 외환 거래 대응반’이 있어 이 일을 전담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를 중심으로 관세청과 국가정보원, 국세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함께하는 합동팀이다. 최근에 대규모 불법 도박자금 송금 건을 적발하는 등 성과도 크지만 더욱 치밀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면서 효과를 높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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