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SG, 공기관 사명감 갖고 실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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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손발을 맞춰 대(對)국민 서비스 최일선에 선 공공기관의 평가 척도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과거 권위주의시대까지는 탈부패·청렴도 평가가 최우선 됐었고, 최근에는 민원해결·서비스 만족도 평가까지 다양하다. 정부가 성과급 지급 등 공식 기준으로 삼는 정기 경영평가까지 여러 잣대로 순위가 매겨진다.

비교적 최근 도입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또한 미래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현재 상황과 개선 방향을 짚어내는 중요 척도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일반 국민을 비롯한 기업·단체 등 지원과 밀접한 행정·예산·복지 등 국가 기능적으로는 앞으로 다른 평가기준 보다 훨씬 중요하게 다뤄져야할 분야이기도 하다.

본지가 빅데이터 기반 ESG 평가기관인 두이에스지에 의뢰해 300여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전 조사에 이어 국민연금공단이 종합 1위에 올랐다고 한다. 같은 조사에서 2연패를 차지함으로써 국민연금공단은 타 공기관에 비해 탁월하면서도 안정적인 ESG경영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한국관광공사, 한국부동산원,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기관도 직전 조사때와 마찬가지로 약간의 변동은 있지만 10위권내를 유지하며 ESG경영 실천 상위권을 지켰다. 특이한 것은 한국승강기안전공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공무원연금공단,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한국산업기술평가기획원, 한국에너지공단 등이 많게는 직전조사 때 100위권 밖에 있다가 10위권 내로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공기관 ESG 경영이 기관장을 비롯한 임직원의 실천 노력 여하에 따라 현재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충분히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음을 확인시켜 것이다.

이번 조사에 나타난 또 하나 두드러진 특징은 환경(E)부문 평가에선 에너지 공기관들이, 사회(S)는 보건복지 분야 공기관, 지배구조(G)는 중소벤처·기금관리 분야 공기관들이 상대적 우수평가를 공통적으로 받은 점이다. 이는 해당 기관의 주된 역할과 기능에 맞춰 잘하고 있는 ESG경영을 타 분야, 다른 기관으로 모범 전파 또는 확산시키는 노력이 관리주체인 정부에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ESG경영이 앞으로 공기관 운영과 역량 평가에 있어서 핵심적 평가잣대가 될 것임을 정부와 공기관 전체가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인식에 기초해 기관과 구성원 전체의 준비 정도에 맞는 구체적인 ESG 경영 전략과 방향을 수립하고, 실천해나가는 것이 요구된다 하겠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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