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은 “먹이주면 안되는지 몰라”
공무원은 “사실상 단속 어려워”
비둘기 개체 늘고 민원도 증가세
전문가 “먹이주기 금지로는 한계”
● ‘피존맘’ 등 비둘기 민원 연 3000건 넘어

자연히 관련 민원도 늘고 있다. 개체 수 증가에 따라 관련 비둘기 민원도 2015년 1129건에서 2024년 3037건으로 늘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선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피존맘’까지 등장해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제주 노형동에서는 수년째 모이를 주는 할머니 때문에 ‘새똥 범벅’이 된 주민 차량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노형동 주민 백모 씨(38)는 “새똥 테러에 차량이 훼손된 사례도 있다”며 “비둘기 모이 주기를 금지할 수 있게 됐다는데 민원을 넣어도 바뀌지 않고 단속도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정부는 2024년 12월 법을 개정해 지자체장이 비둘기 등 유해조수에 대해 먹이 주기 금지구역을 지정하고 단속할 수 있도록 했다. 적발 시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서울시가 지난해 7월 광화문광장 등 38곳을 금지구역으로 지정했고, 2월 기준 228개 기초지자체 중 37곳이 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기후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비둘기 모이 주기 단속은 0건이었다. 서울 등 13곳은 “단속 실적이 없다”고 밝혔고, 다른 지자체들도 “실적이 파악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 담당자들은 “사실상 현장 적발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1월 금지구역을 지정한 경기 부천시 원미구 환경정책과 담당자는 “먹이 주기가 특정 시간과 장소에 국한되지 않아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 “부화율 낮추는 등 적극적 개입 필요”관리 공백 속에 극단적 대응까지 나타나고 있다. ‘청소를 힘들게 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 인천 부평구 백운역 인근에서 살충제 섞은 쌀을 뿌려 비둘기 11마리를 죽게 한 청소용역업체 직원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단순 먹이 주기 금지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권 한국도시생태연구소 소장은 “개체 수와 번식지, 피해 규모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비둘기에게 먹이를 줄 경우 최대 1만 싱가포르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스위스 취리히시는 비둘기집을 설치해 알을 모조 알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있다. 이후승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은 “부화율을 낮추는 등 체계적인 개체 수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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