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에 거주한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글을 올려 “정육 잘 아시는 분께 여쭌다. 제가 진상인가요?”라는 질문을 남겼다. 그러면서 집 근처 고깃집에서 겪은 일을 털어놨다.
A씨는 이날 해당 고깃집에서 오겹살을 추가 주문했다가 비계가 너무 많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A씨는 사진을 함께 공개했는데, 사진에는 비계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 모습이 담겼다.
A씨에 따르면 오겹살 교환을 요청하자 당시 고깃집 사장은 “오겹살 특성상 이 정도의 비계는 붙어서 나온다”고 답했다.이에 A씨가 “제가 주말마다 고기 먹으러 다니는데, 이런 오겹살은 본 적이 없다”라고 반박하자 사장은 “그러면 서비스로 바꿔 달라고 하는 만큼 고기를 다시 주겠다”라고 한 뒤 다른 고기를 제공했다고 한다.
A씨는 “사장이 정색하면서 말씀하시는데, 마치 제가 아무것도 모르면서 진상 부린다는 식의 느낌을 받았다”며 “억지로 서비스 받아먹는 격이 돼 기분 좋게 저녁 먹으러 갔다가 기분만 망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비스로 주신 고기는 정상이었다. 사장님이 너무 당당하셔서 제 잘못인가 싶어 글 올린다. 가게 망하라고 올리는 글이었으면 상호 공개했다”고 전했다.
A씨는 “요즘 자영업 하시는 분들 힘들다고 해서 웬만하면 컴플레인 걸지 않는다. 고기 상태 보고 내가 너무했던 건지 알려 달라”며 글을 마무리했다.A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육가공·정육 관련 업종에서 20년 이상 근무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사진을 보면 삼겹살 부위 중 지방이 몰려 있는 등쪽 부분인 것 같다”면서도 “지방이 많아 보이게 찍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30년 차 정육인이라는 또 다른 누리꾼도 “삼겹살 한 판 중 등 쪽으로 가면 저렇게 지방이 두꺼운 부분이 일부 존재한다”면서 “제가 보기엔 서로 상황 대처가 아쉽다. 사장님은 손해 좀 보시더라도 저 부분을 대각선으로 잘라내고 주셨으면 어떨까 싶고, A씨는 고기 한 두 점이 아니라 전체 삼겹살을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누리꾼들은 “저런 건 솔직히 서비스로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사장님 본인이 드시면 될 듯” “어느 정도는 이해하겠는데 이번 사진은 심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선 “고기 한 조각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긴 어렵다” “불판에 올리기 전에 말했어야 한다” 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비계 삼겹살 논란이 전국 곳곳에서 끊이지 않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에도 ‘돼지고기(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발표했다.
매뉴얼은 도매로 들여오는 원물 삼겹살과 소매로 판매되는 소포장 삼겹살의 지방 제거 방식을 담고 있는데, 삼겹살은 1㎝이하, 오겹살은 1.5㎝ 이하로 지방을 제거할 것을 권장했다. 특히 과지방 부위는 폐기를 검토하도록 권고했다.다만 해당 매뉴얼은 규제가 아닌 권고일 뿐이라 강제성이 없는 게 문제다.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하거나 규제할 수 없기에 가공업체와 공급업체의 자율적인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매뉴얼 역시 ‘폐기하라’는 강제적 표현이 아닌 ‘폐기 검토’라는 권유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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