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동거 어떡하나”…상법 개정 후 첫 주총, ‘확’ 달라진 모습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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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동거 어떡하나”…상법 개정 후 첫 주총, ‘확’ 달라진 모습보니

입력 : 2026.04.07 09:18

상법 개정 후 기업들, 이사회 규모 축소
269개사 이사수 1733명…47명 감소
“외부 인사 진입 축소 효과”
지배구조 불확실성 관리 필요성 커져

주총장 밖 노조 피켓 시위 모습. [연합뉴스]

주총장 밖 노조 피켓 시위 모습. [연합뉴스]

상법 1차·2차·3차 개정 이후 처음 열린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이사회 규모를 줄이고, 정관을 손질하는 등 지배구조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집중 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시행 등을 앞두고 외부세력의 진입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이사 정원 자체를 줄이는 ‘방어적 슬림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7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50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전년과 비교 가능한 269개사의 올해 주총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 이사 수는 173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47명(2.6%) 줄어든 수치다.

사내이사 인원이 843명에서 807명으로 4.3% 감소했고, 사외이사는 937명에서 926명으로 1.2% 줄었다.

그룹별로는 카카오가 10개 계열사에서 총 14명의 이사를 줄이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그 뒤를 롯데(-13명), 삼성(-9명), LS(-7명), 한화(-6명), 영풍(-4명) 등의 순이었다.

지난달 18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총장에 입장하기 위해 주주확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지난달 18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총장에 입장하기 위해 주주확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일부 그룹은 사외이사 수를 유지한 채 사내이사만 줄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현대백화점, 미래에셋, 효성, LX, 이랜드 등이 이에 속한다.

통상 정관상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일정 비율 이상’으로 규정되는데 정관 변경 없이도 조정 가능한 사내이사를 줄이면 전체 이사 수가 줄어든다. 즉 외부인사의 이사회 진입 여지를 축소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정관 변경을 통한 대응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주총 안건 가운데 이사회 관련 정관 변경을 상정한 기업은 184곳이었으며 이 중 15곳은 실제 이사 수 상한을 축소했다.

롯데케미칼, GS글로벌, 한진칼, LS 계열사, 셀트리온, 한국앤컴퍼니 계열 등이 포함됐다.

특히, 효성은 주요 5개 계열사(효성·효성티앤씨·효성화학·효성중공업·효성첨단소재)에서 이사 수 축소를 추진하기도 했다. 다만, 효성중공업은 해당 안건이 부결됐다.

이사 임기를 조정한 기업도 14곳이었다.

한화가 7개 계열사에서 관련 정관 변경을 추진해 가장 많았고, 효성(4개), 롯데·카카오(각 1개)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기존 2년 수준이던 이사 임기를 3년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이처럼 이사회 축소와 임기 조정이 동시에 나타난 것은 상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상법 1차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됐다. 오는 9월 시행되는 2차 개정안은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를 담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3차 개정안까지 예정돼 있어 기업들의 지배구조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리더스인덱스는 “2차 개정안으로 소수 주주가 선호하는 인사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존 대주주 중심의 이사회 운영에 일정 부분 제약이 가해질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불편한 동거’를 사전에 완화하기 위해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관리하려는 필요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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