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尹" vs "왕이 죽는 날"…4월 4일 선고 두고 각종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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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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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가 4월 4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있을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찬반 양측에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각 지지층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토대로 승리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헌재는 1일 취재진에 윤 대통령의 파면 및 직무 복귀 여부를 오는 4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탄핵 심판 선고는 지난해 12월 14일 윤 대통령이 탄핵 소추 된 지 111일 만이다. 2월 25일 변론을 종결하고 재판관 평의에 돌입한 때로부터는 38일 만에 선고가 나오는 셈이다.

헌재가 탄핵소추를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즉각 파면된다. 기각·각하할 경우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파면 결정에는 현직 재판관 8인 중 6인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헌재는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유지·해제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계엄법 등을 위반했는지를 판단한다. 이후 더 이상 공직에서 직무집행을 하도록 허용할 수 없을 정도로 위법행위가 중대하며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수준이라면 탄핵소추를 인용하고, 반대의 경우 기각한다. 국회의 탄핵소추가 적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면 각하할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각 진영에서는 지정된 선고 날에 대한 유리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팬카페 등 친야(親野)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숫자 '4'를 한자인 '죽을 사'(死)로 표기해 선고 날인 4월 4일을 '死월 死일'이라고 옮기며 높은 수위로 탄핵 인용을 촉구하고 있다. 일부 친야 커뮤니티에선 선고 시간까지 한자로 표기(死월 死일 一十一시(王))하며 "왕이 죽는 날"이라고 주장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윤 대통령의 세례명으로 알려진 '암브로시오'를 거론하고 있다. 가톨릭 성인인 성(聖) 암브로시오가 사망한 날이 공교롭게도 서기 497년 '4월 4일'인 탓이다. 윤 대통령은 1981년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명동성당에서 '암브로시오'를 세례명으로 받은 바 있다.

암브로시오 성인은 4세기에 활동한 서방(가톨릭) 교회 '4대 교부(敎父)' 중 한 사람으로, 로마 제국 집정관으로 부임한 후 정통파와 아리우스파(단성론파)의 중재를 맡다 교회의 호의를 얻어 주교가 된 인물로 알려졌다. 전례 양식을 개혁하는 등 당대 기독교 문화 발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윤 대통령 지지층 및 탄핵 반대 세력에서는 4월 4일에 빗대 헌재의 판단도 "4대 4로 기각"이라고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4(인용) 대 4(기각)이면 좋겠다"(이종욱 원내부대표)는 반응이 나왔다.

또 탄핵 찬성파들이 언급한 '암브로시오'의 뜻이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불멸'의 뜻을 가진다면서 오는 4일이 "윤 대통령이 다시 태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날", "결국 그날 윤 대통령이 불멸임이 입증되는 날" 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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