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장취업, 아마존에 정체 탄로…접속 발신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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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2.22 15:46 수정2025.12.22 15:46

사진=연합로이터

사진=연합로이터

미국 빅테크 기업 아마존이 자사에 위장 취업한 북한 노동자를 적발했다. 결정적 단서는 키보드 입력 데이터가 본사 서버까지 전달되는 데 걸린 미세한 지연 시간이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외주 업체를 통해 채용된 인력 가운데 북한 노동자의 위장 취업 사례를 확인하고 내부 시스템 접근을 차단했다.

아마존은 키보드 입력 데이터가 시애틀 본사 서버에 도달하는 데 통상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린 점을 이상 징후로 포착했다. 통상 미국 내에서 작업하는 경우 키보드 입력 데이터가 워싱턴주 시애틀 본사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수십㎳(밀리초)에 불과해야 하지만, 특정 직원의 경우 이 시간이 0.11초(110㎳) 이상 소요됐다. 내부 조사 결과 해당 인력이 사용하는 기기가 원격으로 제어되고 있었고 접속 발신지는 중국으로 확인됐다. 아마존은 이를 북한 노동자의 위장 취업 시도로 판단해 중요 정보 접근 전에 계정을 차단했다.

이번 사례는 외주 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아마존은 이후 외주 인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채용 보안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 보안팀은 최근 북한 인력의 위장 취업 시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 검증과 기술적 감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스티븐 슈밋 아마존 최고보안책임자(CSO)는 "2024년 4월 이후 아마존 보안 인력은 북한 인력이 취업을 시도한 사례를 1800건 이상 찾아내 차단했다"며 "올해에는 1분기 만에 이들의 취업 시도가 27% 늘어난 사실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대북 제재 결의를 통해 회원국 내 북한 노동자 송환을 의무화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해외 기업을 상대로 위장 취업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미국 내 컴퓨터를 원격 제어하는 방식으로 근무하며 외화벌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다수의 신원을 도용해 북한 IT 인력의 취업을 도운 이른바 '노트북 농장' 운영자가 실형을 선고받는 등 관련 범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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