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혼 자녀들이 일본의 미혼 자녀들 보다 부모의 결혼 생활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미혼 청년들은 일본보다 결혼 조건을 더욱 엄격하게 따지고 경제적 여건에 대한 고민이 더 컸는데, 이를 두고 부모의 결혼 생활이 자녀의 결혼관에도 영향을 미친단 해석이 나온다.
17일 KB금융그룹은 ‘2024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 1인 가구(25~34세)는 지난해 말 기준 783만 가구로 전체의 35.5%를 차지했다.
이들은 ‘부모의 부부 사이가 부럽다’는 의견에 대해 25.2%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일본 1인 가구는 49.8%가 동의했다.
‘결혼한 주변 친구들을 보면 행복해 보인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한국 청년 1인 가구는 ‘동의한다’는 응답률이 39.0%에 그친 반면, 일본 청년 1인 가구는 같은 질문에 대해 49.5%가 동의했다.
KB금융그룹은 “한국 청년은 일본 청년보다 주변의 결혼생활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았고, 부모의 결혼 생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미혼 청년들은 일본 청년들보다 더 ‘평생 홀로 사는 것’을 선호한단 조사 결과도 나왔다.
1인 생활 지속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평생 혼자 사는 삶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한 결과, 한국 청년 1인 가구는 36.4%만 동의한다고 답했다. 반면 같은 질문에 대해 일본 청년 1인 가구의 동의율은 45.7%였다.
KB금융그룹은 “한국에서 1인 생활에 대한 지속 의향이 높은 이유는 결혼을 통해 희생하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미혼 청년들 사이에선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육각형 인간’을 이상형이자 결혼상대로 선호하는 현상이 거세지고 있다.
배우자 선택 시 한국 청년 1인 가구는 일본보다 ▲성격 ▲가사·육아 태도 ▲취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등 전반적으로 배우자 선택 요건이 더 엄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혼 생각이 있더라도 경제적 측면에서 부담이 커 결정을 망설이는 한국 청년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한국 청년 1인 가구는 일본 보다 ‘결혼 자금’ 이나 ‘주거 마련’ 등 경제적 측면에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한국과 일본 청년의 1인 가구 모두 ‘결혼 자금 마련’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예상했으나, 한국 청년 1인 가구(73.1%)가 일본 청년 1인 가구(47.6%)에 비해 25.5퍼센트포인트(%p) 높게 나타났다.
‘결혼해서 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은 한국 청년 1인 가구(56.9%)가 일본 청년 1인 가구(22.9%)에 두 배가량 컸다.
결혼 의향이 있는 한국 청년 1인 가구의 결혼 이유 1위 답변은 ‘안정된 가정을 갖고 싶어서’(44.8%) 였다. 반면 일본은 ‘자녀나 가족을 가질 수 있어서’(29.8%)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