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2주 연속 하락
강남아파트 증여 올들어 20%↓
고가 주택 보유세 인상 조짐에
시세 대비 수억 낮춘 매물 속출
대치·잠실 아파트 물건 쌓여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은 급매물이 실거래로 이어지면서 하락세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다주택자 외에도 비거주 1주택자, 초고가 주택 소유자 등에 대한 추가 규제가 예고되면서 매매 시장은 물론 경매 시장에서도 수요자들이 매수를 망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부터 2주 연속 하락했다. 성동구(0.20%→0.18%), 마포구(0.19%→0.13%), 광진구(0.20%→0.18%), 강동구(0.03%→0.02%), 동작구(0.05%→0.01%) 등 주요 한강벨트 지역들도 가격 상승률이 지난주보다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지난 1월 말부터 나오던 급매물이 하락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76㎡(7층)는 올해 2월 3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이 같은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의 '급매' 물건 상당수가 강남권에 있기 때문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다주택자의 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강동구(1조9000억원)였다.
이어 강남구(1조7000억원), 서초·성동·양천구(1조3000억원), 송파·동대문구(1조1000억원) 등 강남권과 한강벨트가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이 초고가 주택에 대한 선진국 수준의 규제를 예고하면서 매수자들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은 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를 시세 대비 1% 내외로 매기고 있어 실효세율이 0.1%대에 불과한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매물 적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때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담으로 자산가들이 휘청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강남권의 증여 건수도 줄어들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3구·용산구에서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소유권이전등기 증여를 신청한 인원은 지난해 11~12월 576명이었지만 올해 1~2월에는 462명으로 약 20% 감소했다.
당초 강남권의 고령 자산가들이 자녀들에게 사전 증여하려 했지만 보유세 부담이 커지며 이조차도 꺼리면서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 매물이 쌓이자 집값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경매 시장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앞서 경매 열기가 정점을 찍었던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7.8%까지 치솟았지만 2월 넷째 주 기준 97.2%로 떨어졌다.
한 차례 유찰된 후 다시 경매에 나온 서초자이 전용 149㎡는 감정가(29억8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내린 27억5217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동일 평형 호가(30억~32억원)는 물론 지난달 실거래가(28억5000만원)보다도 낮은 가격이다. 삼성월드타워 전용 84㎡도 한 차례 유찰된 후 지난달 26일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는 17억5500만원으로 감정가(18억7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낮게 형성됐다.
경매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아 현금이 충분하다면 갭투자도 가능하다. 경매 감정가는 통상 매각기일 기준 약 6개월 이전 시세를 기준으로 책정돼 집값 상승기엔 시세보다 유리한 가격에 응찰할 수 있다. 집값이 연일 하락하면서 수개월 전 가격을 반영한 경매 감정가의 매력도 떨어진 것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권 초고가 단지의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 접근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주택자 급매 매물이 쏟아지고 있고 오는 5월 이후에도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돼 공격적으로 진입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영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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