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상장 1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주가가 급락하고, 실적이 악화하면서 투자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업과 인지도 측면에서 백 대표 의존도가 높았는데, 여러 논란과 함께 백 대표의 신뢰도가 훼손되면서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 지자체 계약 관련 법적 논란도 리스크로 꼽힌다. 회사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개인 투자자, 손실률 28% 육박…우리사주조합도 평가 손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더본코리아는 3일 연속 하락하며 2만4600원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이었던 작년 11월 6일 종가가 5만14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주가가 반토막 난 셈이다. 상장일 기록했던 고점 6만4500원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61.86% 낮다. 상장 첫날 7436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현재 3635억원으로 내려앉았다.
기관, 외국인 등 큰손 투자자가 주로 더본코리아 주식을 팔아치웠다. 한국거래소 기준 상장 후 현재까지 기관 투자자는 563억원, 외국인은 142억원 더본코리아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대로 개인은 719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더본코리아를 집중 매수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을 통해 더본코리아에 투자한 1만3989명(10월 29일 기준)의 평균 손실률은 28.36%에 달했다. 손실 투자자 비율은 100%에 육박했다. 한 투자자는 종목 토론방에 "이런 불장에도 손해만 불어나고 있다"며 한탄했다.
상장 1주년을 맞아 우리사주조합 물량의 보호예수도 해제될 예정이지만, 차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사주조합은 상반기 말 기준 17만3039주를 갖고 있다. 이들은 주가가 공모가(3만4000원)보다 높아야만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더본코리아는 상장 후 다사다난한 1년을 보냈다. 상장 전 백 대표가 출연한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공개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영향력 있는 외식사업가로 활동하는 백 대표의 인지도가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셈이다.
상장 전 오너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백 대표가 대중과 미디어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어 논란이 생기면 회사의 경영 안정성,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 전 백 대표는 오너리스크 가능성을 일축했다.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 당시 백 대표는 "이 나이에 사고 칠 게 뭐가 있나. 문제가 될 일은 만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장 후 더본코리아와 백 대표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불거지며 여론과 투자심리 모두 악화했다. '빽햄 가격 논란'이 그 시작이었다. 지난 1월 백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설날 선물세트용 빽햄을 45% 할인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판매가가 경쟁 제품인 스팸보다 비싸고, 돼지고기 함량이 적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로도 '감귤 오름' 맥주 한 캔에 들어간 감귤 착즙액이 0.032%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게다가 중국산 개량 메주 된장 등을 사용한 '백종원의 백석된장'을 국산으로 홍보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충남 예산 백석공장의 농지전용도 도마 위에 올랐다. 거듭된 논란에 백 대표는 두 차례 사과문을 올렸고,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의 대표 모델이자 상징인데, 논란 이후 영향력을 잃었다"며 "실물 경기도 부진해 업황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최근 수익률이 좋은 반도체, 방산 등 대형주로 관심이 쏠려 증시에서도 소외됐다"고 진단했다.
오너 리스크 불거지며 주가 하락…가맹 사업 전략 지적도
가맹 사업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연돈볼카츠'가 대표적이다. 더본코리아는 방송을 통해 인기를 얻은 '연돈' 이름을 활용해 브랜드 연돈볼카츠를 출범했다. 한때 연돈볼카츠 매장은 80개를 넘었지만, 현재는 34개뿐이다. 연돈볼카츠 점주로 구성된 가맹점주협회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더본코리아가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며 신고했다.
더본코리아는 25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 출범에만 몰두할 뿐, 기존 브랜드 관리에 소홀하다는 주장이다. 안희철 대한가맹거래사협회 부회장은 "유사 신규 브랜드가 출시되며 기존 가맹점주와 신규 점주의 경쟁이 심화했다"며 "관리 부실에 따른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 부회장은 '미정국수0410'과 '역전우동'을 유사 브랜드로 꼽았다. 두 브랜드는 대체재 관계이기 때문에 가까이 있으면 서로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가맹 본부는 한 영업 지역에 두 브랜드를 함께 두면 안 되는데, 더본코리아는 이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더본코리아가 새 먹거리로 꼽은 지역 개발 사업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인지도, 신뢰도가 훼손된 탓이다. 법적 논란도 있다. 지난달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본코리아와 산하 지점 외식산업개발원이 46개 지자체와 관계기관 104건에 이르는 계약을 맺었는데, 일부는 법규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에 따라 지점(더본 외식산업개발원)이 계약 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더본 외식산업개발원은 더본코리아가 만든 외식 창업 교육기관으로 백 대표가 대표자로 올라가 있다. 이에 대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방계약법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전면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지역 축제는 지자체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진행해왔다. 추가로 국회나 해당 기관의 요청이 있다면 충실히 설명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풍파를 겪은 더본코리아는 절치부심하며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사업이 대표적이다. 백 대표는 최근 동남아시아, 중국, 미국 등을 방문하며 현지 파트너와 소스 사업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대만 최대 휴게소 운영사 '신동양 그룹'과 기업 간 거래(B2B) 소스 납품, 가정간편식(HMR) 상품 설명회를 열었다. 현재 백 대표는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데, 북미 최대 아시안 마트 체인 H마트 경영진과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3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금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은 감소했지만, 하반기 실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차등배당 등 배당 계획을 포함한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실물 경기가 살아나고, 소스 사업 등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하면 더본코리아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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