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학회 주최로 18일 부산 남구 국립부경대에서 열린 기획 세미나 ‘방송뉴스 심의 체계의 재구성’ 에서 발제자로 나선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공정성 개념은 추상성이 커 적용 과정에서 해석 논란이 반복돼 왔다”며 “정치적·논쟁적 사안에 대한 심의가 보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언론의 감시 기능을 위축시키는 공정성 심의를 폐지하고, 방송 심의 기구가 정치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홍 교수는 “심의 결과가 재승인 심사에 반영되면 방송사는 논란이 예상되는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낮추거나 보도를 자제 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방송이 공적 토론의 장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이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박영흠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은 공정성 같은 특정 조항 자체보다 정치적 후견주의 구조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공적 책무’ 등 추상적이고 해석의 폭이 넓은 개념이 남아 있는 한, 자의적 해석의 여지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정치적 영향을 받는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세미나에선 방송 영향력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특정 매체에만 엄격한 규제를 유지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성복 한양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현재 규제는 지상파와 종편에 집중된 반면, 유튜브나 OTT는 상대적으로 무규제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이 같은 비대칭 구조가 지속될 경우 규제의 실효성과 형평성 모두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서도 일정한 책임과 규율을 부과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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