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철원(왼쪽)이 4일 사직 NC전에서 7회 김형준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했다. |
잘 나가던 롯데 자이언츠가 오랜만에 루징시리즈를 당했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결정적인 순간 흔들리며 연패를 겪었다.
롯데는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6-9로 패배하고 말았다.
이로써 롯데는 NC와 주말 3연전을 루징시리즈로 마감하며 2연패를 당했다. 시즌 전적 20승 15패 1무(승률 0.571)가 된 롯데는 3위를 유지했지만, 선두 LG 트윈스와는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롯데는 4월 한 달 동안 16승 8패(승률 0.667)를 거두면서 한화 이글스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달 8일부터 10일 열린 KIA 타이거즈전(1승 2패) 이후 5연속 위닝시리즈(2연전 제외)를 달성하면서 단숨에 2위권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후 지난 2일 NC전까지 4-3으로 이기면서 롯데는 파죽의 4연승을 달렸고, 6할 승률(0.606)까지도 올랐다. 하지만 다음날 경기에서는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4-13으로 대패하고 말았다. 이호준 NC 감독은 4일 경기를 앞두고 "(최소) 1승 2패를 하고 가기 위해서 뭔가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전날 선발 신민혁을 1⅔이닝 만에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만큼 NC의 절실함이 더 컸다.
4일 롯데 선발 찰리 반즈. |
이날 롯데 선발은 좌완 찰리 반즈였다. 반즈는 3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롯데 선발진을 안정적으로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그는 2025시즌 7경기에 등판, 3승 4패 평균자책점 4.91의 성적을 올렸다. 40⅓이닝 동안 40개의 안타를 맞았고, 35개의 삼진과 14개의 볼넷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252,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34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경기 전 "지난 등판에서 잘 던졌는데, 구속은 그렇게 나오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구속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시속 145~146㎞까지도 던지는데, 지속적으로 한 이닝을 던질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평균 142~144㎞ 정도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구속이 떨어지면서 회전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도 반즈는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1회와 2회는 잘 던졌지만, 3회 권희동과 김주원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3점을 내줬다. 이어 4회에도 천재환의 2루타에 이어 김한별이 적시타를 터트리면서 반즈의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롯데 찰리 반즈(왼쪽)가 4일 사직 NC전에서 3회 권희동에게 홈런을 맞았다. |
그래도 롯데는 4회말 공격에서 두 번의 밀어내기 볼넷에 이어 이호준의 희생플라이와 빅터 레이예스의 3타점 2루타가 나오면서 6점을 올렸다.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은 롯데는 5회에도 1사 후 전준우가 좌익수 쪽 안타로 나가면서 찬스를 잡았다. 그런데 여기서 7번 유강남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기록하면서 득점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대가는 컸다. NC는 6회 천재환이 안타를 치고 나간 후 2루 도루에 성공했고, 내야 땅볼로 주자 3루가 됐다. 롯데는 투수를 구승민으로 바꿨으나, 박민우의 1루 땅볼 때 천재환이 홈인하면서 한 점 차를 만들었다. 이어 7회에는 구승민이 주자 2명을 쌓아놓고 내려간 가운데, 필승조 정철원이 김형준에게 역전 3점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스코어는 8-6 NC 리드가 됐다.
롯데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7회말 롯데는 1사 후 윤동희가 3루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고, 전준우의 중견수 쪽 안타가 이어지면서 1, 2루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여기서 유강남이 5회와 마찬가지로 6-4-3 병살타를 기록하면서 또 기회를 놓쳤다. 결국 더 이상 추격하지 못하고 롯데는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이날 롯데는 연휴를 맞아 총 2만 2669석이 모두 팔리며 만원사례를 이뤘다. 하지만 승리를 기대하던 팬들에게 다가온 결과는 2연패와 루징시리즈였다.
롯데 유강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