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폭락 대처법…"엄청난 기회" vs "트럼프 믿는 건 위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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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31 08:07 수정2026.03.31 08:07

반도체 폭락 대처법…"엄청난 기회" vs "트럼프 믿는 건 위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주말 동안 중동 긴장 완화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습니다. 미국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가 5주 연속 하락한 탓인지, 장 초반 뉴욕 증시는 반등세를 보였지만 금세 매도됐습니다. 전쟁이 터진 뒤 주말을 앞둔 목, 금요일에는 주가가 내렸어도 월요일엔 올랐었는데요. 30일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마이크론이 10% 가까이 떨어지는 등 반도체 주식들이 하락세를 이끌었습니다.

1. 잠재적 유가 폭등 불씨…예멘 후티

주말 사이 양측은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미국은 중동에 추가 병력을 배치했고, 이란 측에선 예멘의 후티 반군이 전쟁에 가담했습니다. 이란은 "미국의 15개 항 요구가 과도하고 비논리적"이라고 협상을 거부했고, 미국에서는 몇 주 동안의 지상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이란의 석유를 차지하고 싶다"라며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반도체 폭락 대처법…"엄청난 기회" vs "트럼프 믿는 건 위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월요일 개장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조금 유화적으로 바뀌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밤 "이란과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밝혔고요. 이란이 유조선 20척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중국 국영 해운사 코스코 소속 컨테이너선 두 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갔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지난주 이란 측 경고로 유턴해야 했던 선박이죠.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승인했다는 이란 언론 보도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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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새벽에 "이란의 새로운, 더 합리적 정권과 진지한 논의를 진행 중이고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어떤 이유로든 조만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란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라고 덧붙였지만요.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이란과의 회담은 계속 진행 중이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 지난 몇 주 동안 비슷한데요.

옥스퍼드애널리티카의 로라 제임스 분석가는 "트럼프의 발언은 중재국을 통한 물밑 협상이 구체적 진전을 가져왔다는 것보다는 그가 출구 전략을 원한다는 것을 더 잘 보여준다. 휴전을 위한 양측의 목표는 여전히 극명하게 다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프리덤캐피털의 제이 우즈 전략가는 "저가 매수세는 약해지고 있고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마치 '양치기 소년'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워싱턴발 메시지가 들려도 그 의미를 의심하는 듯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바이탈날리지는 "JD 밴스 부동령이나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브 특사 등이 이란 관리들을 만나기 위해 파키스탄행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롭다'라는 식의 발언에 대한 믿음은 계속 낮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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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그래서 중동 긴장 완화의 진정한 지표로서 유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브렌트유는 아침에 배럴당 116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전쟁 발발 이후 60% 넘게 오른 것입니다. 또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99달러까지 올랐습니다.

불안한 것은 유가가 다 오른 게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유가가 전례 없는 배럴당 20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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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타드에너지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차질 가능성에도 유가 반응은 그동안 비교적 잠잠했다. 이는 시장이 안일해서가 아니라 충격을 흡수할 완충 장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전쟁 이전에 과다했던 재고, 해상 유조선에 실려있던 러시아, 이란산 원유, 각국의 전략비축유 공급 등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주 동안 초기 충격을 흡수했던 그런 시스템은 끝나가고 있다. 예비 생산 능력이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고 재고도 이미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은 취약 상태로 전환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제는 공급 충격의 여파를 흡수할 여력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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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을 지탱하던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파이프라인인데요. 사우디는 이를 통해 홍해 쪽으로 하루 수출량의 절반에 달하는 최대 600만 배럴을 실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쪽 라인도 막힐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 쪽으로 진입하는 유조선들을 공격할 수 있는 건데요. 후티 반군은 지난 토요일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두 발을 발사하며 분쟁에 개입했다고 선언했습니다.

JP모건은 "후티 반군은 상선 통행을 방해하는 능력 외에도, 동서 파이프라인이 끝나는 홍해 연안의 사우디 얀부항을 공격할 수 있다. 이러한 위험 증가는 유가를 추가로 배럴당 20달러까지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후티 반군의 긴장 고조는 "언제 일어날지가 문제이지, 일어날지 여부가 문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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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단에너지는 후티 반군이 홍해 우회로를 차단할 가능성을 70%로 추정합니다. 래피단에너지는 "이란은 홍해 입구인 밥알멘데브 해협을 레버리지로 활용하기 위해 후티 반군을 ‘대기 상태’로 놔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홍해 선박에 대한 공격이 재개될 경우, 아시아 향 물류 비용은 더 높아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전쟁이 확대되고 유가가 이렇게 높아지면 전 세계에 경제적 파급 효과가 커질 수 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지난주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아 그 수준을 유지하면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2. 트럼프 믿지 못하는 시장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8~0.9%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진전" 발언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얼마 가지 않았습니다.

미즈호의 트레이딩데스크는 "개인 투자자나 모멘텀을 쫓는 CTA 펀드는 휴전 관련 헤드라인에 현혹되어 초기 몇 시간 동안 매매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주식 운용을 하는 펀드매니저들은 그런 뉴스 하나만으로 다시 시장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 트럼프나 이란을 믿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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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는 장중 내내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WTI 선물은 3.25% 상승한 102.88달러를 기록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었던 2022년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16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는데요. 0.19% 오른 112.78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가 상승에도 금리는 이틀째 급락세를 이어갔습니다.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 금요일 아침 2년물 4%, 10년물 4.5%, 30년물 5% 등 여러 주요 저항선을 테스트한 뒤 큰 폭 하락했고요. 오늘도 내림세는 유지됐습니다. 결국 오후 3시 5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0bp나 떨어져 4.34%, 2년물은 9.2bp 하락한 3.824%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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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① 성장 우려

기본적으로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인플레 위험보다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습니다. JP모건자산운용의 켈시 베로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이 갈등이 지속될수록 시장은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국채 수익률을 하락시킬 것이다. 수익률은 이미 전반적으로 매력적인 수준으로 상승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핌코의 대니얼 이바신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시작된 게 빠르게 성장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는 경제가 크게 약화할 위기에 처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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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인상 배제한 파월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을 사실상 배제한 게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파월 의장은 하버드대 강연에서 현 상황에 비추어 정책(기준금리)이 ”양호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으며,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휘발유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나중에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지난 3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비슷했지만 조금은 중립적이었습니다.
▷"노동 시장에는 하방 위험이 있어 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하지만,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도 있어 금리를 낮게 유지하지 말아야 할 수도 있다"
▷"(전쟁의) 경제적 영향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서 임박한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다. 현재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유가 충격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통상) 중앙은행은 이를 대략 간과해야 한다. 그러나 대중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예상해서는 안 된다(인플레 기대 상승)는 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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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올해 금리 인상 예측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 시장에서는 오전에만 해도 올해 인상 확률을 50% 이상으로 예측했는데요. 파월 의장 발언 뒤 5.5%까지 떨어졌습니다. 에버코어ISI는 "파월 의장 발언에서의 차분한 어조 이후, 우리는 올해 한 번 이상의 금리 인하가 있을 확률이 인상 확률보다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이 유가 급등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과대평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은 지난 1990년 유가 충격 이후 시장이 긴축을 예상했지만, 결국 경제 성장이 약화하면서 Fed가 금리를 인하했던 사례를 들면서 "시장의 반응이 과도하며 역사적 맥락과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③ 중동발 국채 매도 끝?

금리가 지난주 크게 올랐던 것은 중동이 미 국채를 팔아서 그랬을 수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3월 초 이후 660억 달러 감소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중동 산유국들(3000억 달러 이상 보유)이 이러한 감소세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일부 중동국이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이기로 한 데에는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④ 월말 매수

이틀 간의 금리 하락 뒤에는 국채 시장의 월말 매수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채권 매니저들은 통상 월말에 국채를 사야하는데요. 세계 채권 인덱스가 미 재무부의 국채 경매를 반영해 매월 말 변경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추종하는 연기금, 보험사, ETF는 이에 맞춰 매월 말에 기계적으로 재조정해야 하죠. 통상 듀레이션과 채권 발행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매수 압력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월말 재조정뿐 아니라 분기 말까지 겹쳤습니다.

3. 뚝뚝 떨어지는 반도체…증시까지 위협

오전 상승세를 유지했던 주요 지수는 오후 들어서면서 내림세로 전환했습니다. 기술주가 이런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반도체 주식이 폭락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악화시켰습니다.

반도체 폭락 대처법…"엄청난 기회" vs "트럼프 믿는 건 위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엔비디아는 1.40% 내렸는데요. 골드만삭스 트레이딩데스크는 "엔비디아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S&P500 지수와 같거나 약간 할인된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마이크론은 9.91%나 급락했습니다. 브로드컴(-2.42%) TSMC(-3.13%) 인텔(-4.50%) AMD(-2.95%) 램리서치(-5.43%) 등 반도체 종목은 모두 급락했습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4.23%나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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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악재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전쟁 발발 이후 모멘텀 주식이 뭇매를 맞고 있는 데다, 최근 오픈AI가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전환하고 있는 게 AI 인프라 주식들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엔비디아와 반도체가 흔들리자, 증시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고음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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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슈왑은 "S&P500 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17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주요 지지선을 하향 돌파했다. 작년 7월 이후 170달러~200달러 사이에서 횡보세를 보여왔는데, 이제 150달러가 중요한 지지선이 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일시적 조정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그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주요 기술적 지표가 하락 반전 패턴을 나타내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주가는 50주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마감했고, 상대강도지수(RSI)는 계속해서 저점과 고점을 낮추고 있어 가격 모멘텀이 하락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찰스슈왑은 "반도체 주식도 마찬가지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작년 4월 '해방의 날' 이후 처음 100일 선 아래로 마감했다. 기술적으로 주요 상승 추세 채널은 무너졌다. 지수는 20주 선 아래에서 마감했으며, MACD(이동평균 수렴·확산 지수)는 12주 선이 26주 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초기 약세 크로스오버를 생성했다. 동시에 RSI는 계속 저점을 낮추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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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이끌어오던 엔비디아, 반도체 주가가 무너지면서 S&P500 지수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프리덤캐피털의 제이 우즈 전략가는 "시장에는 '200일 선 아래에서는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격언이 있다. 그런데 S&P500 지수가 이 중요한 기술적, 심리적 저항선을 하향 돌파했다. 최근 28번의 사례 중 20번은 10거래일 이내에 이평선을 회복했다. 그랬던 경우 가장 큰 하락폭은 이평선보다 3% 추가 하락하는 데 불과했다. 그런데 현재 주가는 평균보다 5% 가까이 낮다. 반등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S&P500지수가 200일 선 아래로 크게 하락하면 얼마나 떨어질까요. 프리덤캐피털에 따르면 2018년 말 지수는 200일 선보다 17.6% 하락했고요. 2020년 3월에는 26.6%까지 떨어졌습니다. 2022년 6월 최대 19.4%까지, 2022년 10월에는 19.5%까지 내렸습니다. 또 작년 4월 지수는 200일 선보다 16.4% 밑까지 하락했습니다.

기술주 주가가 급락하자 저가매수할 기회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의 빌 애크먼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이 매우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오랜만에 우량주를 매수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 중 하나가 왔다. 약세론자들의 말은 무시하라”라고 썼습니다. 애크먼은 지정학적 우려가 과장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일방적인 전쟁 중 하나로, 미국과 세계 모두에게 좋은 결과로 끝날 것이다. 우리는 상당한 평화 배당금을 얻을 잠재력이 있다"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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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기술주는 10년 전 수준으로 저평가되어 거래되고 있다. 지속적인 이익 성장, 시장 점유율 증가, AI 등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그동안 기술주가 쌓아온 프리미엄이 모두 사라졌는데, 이는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매그니피센트 7(Mag 7) 매수를 추천했습니다. 그는 "AI 붐이 '총알 제조업체'(반도체, 메모리, 전력 등)로 이동한다고 해서 Mag 7 인기가 시들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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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텡글러인베스트먼트의 낸시 텡글러 CEO는 변동성이 큰 시장을 활용해 우량주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텡글러는 지난주 S&P500 지수 콜옵션을 매수했고, 소프트웨어 관련 주식 비중을 늘려왔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팰런티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나우 주식을 매입했다는 겁니다. 텡글러는 산업재, 소비재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야데니리서치는 조심스럽습니다.

골드만삭스는 S&P500 지수와 투자심리지표 모두 자신들이 '성장 충격' 시나리오에서 제시했던 수준에 근접해 있어, 단기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악화되어 경제 전망에 악영향을 미치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과거 심각한 석유 공급 충격 당시와 같은 수준의 하락이 발생한다면 S&P500 지수는 현재 수준보다 15% 낮은 540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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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데니리서치는 "시장 심리가 매우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는 역발상 투자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매수 기회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증시가 상승하려면 불확실성이 해소되어야 할 것이다. 선박이 해협을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을 때까지는 약세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기술주 내림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전쟁 장기화 예측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UBS 글로벌자산운용의 울리케 호프만-부르하르디 미주 지역 CIO는 "이란의 정권이 유지되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장악한 상황에서, 세계 에너지 재고는 감소하고 있으며, 농축 우라늄은 여전히 이란 내에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협상 타결의 길은 제한적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몇 주 안에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레이먼드제임스는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이고 양측 모두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해결로 가는 길은 매우 좁다. 휴전 의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휴전 조건이며,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군사력 증강을 고려하면 이를 실제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르그섬 점령이 반복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이 옵션을 포함한 여러 시나리오는 전쟁 장기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최소 4월 중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폭락 대처법…"엄청난 기회" vs "트럼프 믿는 건 위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BCA리서치도 "4월 중순이 사실상 분수령"이라고 분석합니다. BCA리서치는 "현재 원유 공급 부족은 하루 450만~500만 배럴로 예상 시나리오의 중간 수준이지만, 4월 중순이 되면 해상 저장분과 전략비축유 방출 효과가 사라져 기존 공급량의 9%에 달할 수 있다. 이때가 시장의 실질적 균형이 맞춰지거나 혹은 정책적 파열(위기)이 발생하는 결정적 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BCA리서치는 "해협 봉쇄로 인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 국제 사회의 거센 압박으로 이란으로서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란은 파국을 맞기 전 협상에 나설 유인이 크다. 물론 미국의 판단 착오로 인한 전쟁 확대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어 완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4. "포지션 축소 지속" vs "이미 유가 상승 반영"

결국 주요 지수는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0.39% 내렸고요. 나스닥은 0.73% 하락했습니다. 다우는 0.11% 소폭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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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기술주가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매그니피센트 7 주식은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엔비디아(-1.40%) 테슬라(-1.81%) 알파벳(-0.23%) 애플(-0.87%)은 내렸지만 지난주 급락했던 메타는 2.03% 반등했고요. 마이크로소프트(0.61%) 아마존(0.81%)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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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오른 게 더 많았습니다. 금융(1.10%)이 가장 크게 반등했고요. 금융 업종에 속한 8일 연속 하락했던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도 1.32% 올랐습니다. 8일 연속 하락은 2018년 12월 이후 처음입니다. 유틸리티(0.66%) 필수소비재(0.57%) 커뮤니케이션서비스((0.38%) 등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상승했습니다. 에너지와 IT, 산업 업종만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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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전쟁이 터진 뒤에도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은 올랐었는데요. 오늘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전쟁 초기 2주 동안 뉴욕 증시는 장 마감 후 급락했다가 장중 거래 시간에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 2주 동안 S&P500 지수는 장 마감 후 보합세를 보이다 장중 거래 시간에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차가워진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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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뱅크는 "투자자들의 주식 포지션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분쟁이 더 격화되면 포지션은 급격히 축소되어 최저점에 이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내다봤습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데스크는 "전쟁 발발 이후 연기금 등 롱온리 투자자들의 거래 활동은 사실상 섬뜩할 정도로 없다. 계속 나오는 단어는 '동결'(frozen)이다. 이제 연기금들이 실질적 위험을 줄이기 시작하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도체 폭락 대처법…"엄청난 기회" vs "트럼프 믿는 건 위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반면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S&P500 지수가 높은 유가를 충분히 반영해 조정을 거쳤다고 밝혔습니다. S&P500 지수의 선행 PER가 2025년 고점 이후 17% 하락했다는 겁니다. 이는 경기 침체나 Fed 금리 인상 없이 발생한 과거 조정장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모건스탠리의 원자재 전략가는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까지 상승한 후 8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는데요. 윌슨은 유가 변동 폭이 과거 에너지 공급 충격 때보다 훨씬 완만한 데 대해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통행이 재개될 가능성이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보다 높게 보고 있다"라고 해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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