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업체 시놉시스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20% 이상 급락했다.
시놉시스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3분기(5~7월) 매출은 1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17억7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순이익은 2억4250만달러로 1년 전보다 43% 감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對中) 수출 제한 조치가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 산하 산업보안국은 지난 5월 시놉시스,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스, 지멘스EDA 등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업체에 중국으로 기술을 공급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서한을 발송했다. EDA는 반도체 설계 과정에서 쓰는 핵심 소프트웨어로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3개사는 세계 EDA 시장 점유율이 74%에 달했고, 중국에선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상무부는 7월 초 해당 조치를 해제했지만, 시놉시스의 설계 자산(IP) 사업에는 타격이 있었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중국 내 신규 설계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취소되면서다. 사신 가지 시놉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중국 내 설계 착수를 방해한 새로운 수출 규제와 한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의 어려움 때문에 IP 사업 부문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시놉시스는 4분기(8~10월) 매출이 22억6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당순이익(EPS)은 2.76~2.8달러 사이로 예상했는데 시장 기대치(4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전일 대비 0.77% 하락한 604.37달러에 마감한 시놉시스는 시간 외 거래에서 483.5달러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