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에 박봉까지…교단 떠나는 MZ교사들

4 weeks ago 6

경력 5년 미만 초등 교사들
10명 중 6명 "교직 미련없어"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20대 후반 교사 A씨. A씨는 퇴근 후 약대 진학을 목표로 수능 공부를 한다. A씨가 약대 대신 교직을 선택하게 된 것은 초등교사로 정년퇴직한 어머니의 적극적인 권유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초등학교에 발령받자 현실은 달랐다. 교실에서 친구에게 달려드는 아이를 제지했는데, 그날 오후 학부모에게 항의를 받았다. A씨는 "아이들이 욕설을 하거나 수업을 방해해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못하는 교사가 많다"며 "교직에는 미련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한때 가장 선망받던 직업으로 꼽혔던 초등교사 인기가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교직 경력이 5년 미만인 MZ 교사 10명 중 6명이 교단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최근 내놓은 KEDI 브리프에 따르면 교직 경력이 5년 미만인 저연차 교사 중 교직 이탈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2021년 39.73%에서 2022년 48.6%를 거쳐 지난해에는 59.1%로 가파르게 늘었다. 이번 연구는 2021~2023년 초등교사 78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초등교원종단연구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연차가 10~15년인 교사들 상황도 비슷하다. 교직을 떠나겠다고 답한 비중은 2021년 34.5%에서 지난해 44.4%로 늘었다.

조사 대상 전체 교사 중 '정년까지 재직할 의사가 없다'는 응답도 2021년 37.5%에서 지난해 53.1%로 급증했다. 지난해 '정년을 채울 의향이 없다'는 응답 비중은 여교사 58.5%, 남교사 40.6%로 여교사 쪽이 더 높았다.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는 것은 임금 등 처우가 낮아진 반면 민원은 늘어나 교권 침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한 초등학교에서 부장 교사를 맡고 있는 B씨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피해자를 오히려 '맞고소'하는 사례가 늘면서 학폭 업무 부담도 과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따르면 저연차(초등교사 9호봉·비담임 기준) 교사의 실수령액은 월 230만9160원에 그치고 있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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